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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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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22권.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수상작가 황동규. 황동규 시인의 끊이지 않는 시를 향한 열정이 열다섯번째 시집 <사는 기쁨>으로 다시 한 번 불씨를 지핀다.
이번 시집은 병들고 아픈 몸으로 짧기만 한 가을을 지나며, 다 쓰러진 소나무가 상처에서 새싹을 틔우듯, "벗어나려다 벗어나려다 못 벗어난" 사는 기쁨에 매여 있는 인생의 황혼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시집의 전체 분위기는 곳곳에서 터지는 상상력 넘치는 언어들과 상승하는 정신으로 오히려 삶의 생기가 가득하다. : 노년의 나이에도 이처럼 뛰어난 발상을 보여주는 시, 싱싱하게 살아 있는 비유적 이미지를 구사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정신에 대한 무섭고 즐거운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그와 함께 황동규의 시는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가란 의문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그의 육체는 착지점을 찾는 곡사포의 포탄처럼 땅을 향해 하강하고 있을지 모르나 그의 정신은 하강곡선을 망각한 채 여전히 상승의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시는 정점이 곧 종점이 될 것인가! 이번 시집은 이 같은 의문으로부터 필자 역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그렇지만 정점을 종점으로 삼는 시인이 있다면 그것은 시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무섭고도 즐거운 모범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중앙일보 2013년 1월 31일자 - 한겨레 신문 2013년 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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