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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말하다'(KBS-1TV) 선정 도서. 여전히 열악한 우리 교육의 현장에서 예민한 젊은 영혼이 겪는 번민과 방황을 섬세하게 추적하는 과정에 일기체 형식으로 쓰여진교육소설이다. 1996년 초판을 펴낸 이후, 12년 동안 25쇄를 찍었고, 그간 5만여 부를 꾸준히 발행한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들, 청소년들의 욕망과 시선, 우정, 애정, 고독, 삶에 대한 성찰 등을 모두 다섯 편의 연작으로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들의 도전과 방황, 반성과 깨달음이 이 아름답고 정교한 소설 속에 그들 자신의 육체와 감각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구름 그림자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반성문을 쓰는 시간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섬에서 지내 여름

작가의 말

첫문장
오늘 누나의 결혼 날짜가 잡혔다.

KBS 'TV 책을 말하다'
: 10대 이렇게 키워라
: 청소년 문학의 창작 가능성을 연 작품으로 다섯 편을 일기 형식의 연작으로 엮어냈다. 청소년의 자기 진로와 정체성에 대한고민과 성찰을 선재라는 고등학생의 시각으로 담담하면서도섬세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15년 이상의 시대적 간극과 정서를뛰어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도 있지만.그럼에도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고민과 방황. 우정과 삶을 담아낸 공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지금도 학생들은 학교. 집.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해서 오가며. 대학 입시라는 외줄타기를 하면서여전히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없는 한 자기정체성과 진로에 의문부호를 달고 방황하는 또다른 선재의 몸부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보다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고를 지닌 학부모와 입시 정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글. 이명옥.오마이뉴스 기자. 라디오21 <이명옥의 문화광장> 진행자)

1. 구름 그림자

주인공인 나(선재)는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요즘 구름 그림자 생각에 푹 빠져 있다. “모두가 그 속에 들어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는 구름의 그림자.” 또한 “구름을 움직이는 건 바람”인데, “마음을 움직이는 건 무얼까?” 하고 생각한다. 나는 부모님 없이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누나가 결혼식 날을 잡고 나서 함께 살기로 했다고 하자 누나의 짐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누나는 결혼식 날 같이 살겠다는 선재의 답을 기어이 받아낸다. 담임선생님은 글을 잘 짓는다는 이유로 나에게만 ‘질서를 지키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지어오라고 한다. 원래는 모든 학생이 지어서 좋은 작품을 뽑아야 하지만 수업에 지장이 있으니 나에게만 시킨 것. 그러나 내가 “모든 학생이 짓게 해서 좋은 글을 한 편 뽑게 되어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질서를 지키는 것 아닙니까?” 하고 묻자, 선생님은 나의 따귀를 때린다.

나는 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문학도 마찬가지다(그러니까 이런 나한테 철학자라든지 시인이라는 별명을 붙인 친구들도 뭐가 뭔지 모르는 셈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게 꼭 대학에 가야만 할 수 있고 그것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닐 거다. 대학이 없었을 때는 사람들이 철학과 문학을 하지 않았을까? 그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면, 대학에 다니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안 해도 될까? 아무래도 대학이란 게 구름 그림자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그 속에 들어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는 구름의 그림자. 왜 그놈은 하늘에서 그렇게도 꼼짝을 하지 않을까. (11~12쪽)


2.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나와 같은 반 학생인 윤수는 병약하고 말을 더듬지만 사회 현상을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아이이다. 우리는 왜냐 선생님으로부터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들이 즐겁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만든 ‘노동조합’ 문제로 수업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없다. 왜냐 선생님은 「허생전」을 통해 이야기의 얼개를 잡고, 핵심적인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인물의 특성을 분석하고, 또 당시의 사회 상황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선생님들의 ‘노동조합’이 옳다 그르다 논쟁이 붙는다. 그러던 어느 날 왜냐 선생님의 수업은 수업을 감시하던 사람들로 인해 중단된다. 왜냐 선생님은 학교에 들어올 수 없게 되었고, 윤수는 무어라 적힌 종이를 들고 운동장 한가운데 누워버린다.

“모두들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건, 왜냐?”
왜냐 선생님 말씀에 몇 아이가 키득키득 웃었다. 선생님도 어색하게 웃으시며 전보다 더 카랑카랑해진 성싶은 음성으로 스스로 답하셨다. 내가 그 까닭을 모를 리가 있느냐.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전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기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이상하게 여기거나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

최근작 :<별빛 사윌 때>,<항일문화운동가 신명균>,<콘텐츠 창작과 스토리텔링 교육> … 총 32종 (모두보기)
소개 :충남 보령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소설집으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간사지 이야기』 『낙타의 겨울』 등이 있고, 문학교육서로 『스토리텔링, 어떻게 할 것인가』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콘텐츠 창작과 스토리텔링 교육』 『소설의 해석과 교육』 『수필로 배우는 글읽기』 등이 있다.

문학과지성사   
최근작 :<아일랜드>,<여행하는 목마>,<소설 보다 : 가을 2024>등 총 1,923종
대표분야 :한국시 1위 (브랜드 지수 1,870,709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6위 (브랜드 지수 988,286점), 철학 일반 10위 (브랜드 지수 82,76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