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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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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이 두 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2003년 출간된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후 4년 만이다. 표제작 '오늘의 거짓말', 2004년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한 '타인의 고독', 2006년 현대문학상인 '삼풍백화점'을 포함해 총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박혜경은 "끊임없이 욕망 뒤에 숨은 파국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낭만적 사랑과 사회>와 <오늘의 거짓말>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한다. 정이현의 소설들이 반복해서 "제도와 상식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인물들의 평범함을 강조"하고 있음에 주목한 것이다. 서른네 살의 이혼남이 전처와 함께 키우던 강아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며 시작되는 소설, 타인의 고독'은 혼자 사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스케치한다. '삼풍백화점' 역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1990년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지극히 일상적인 내면 풍경을 묘사한다. 도시적 삶이 요구하는 인간관계의 매뉴얼을 준수하면서도, 그 속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 인물들의 삶의 단면을 이야기하는 것.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정이현 소설의 강점은 빨리 읽힌다는 것이다. 2,30대 독자들 개개인이 자나왔을 1970년대부터 2000년대의 한국사회 구석구석을 짚어내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수수하고 때로는 화려하다. 타인의 고독 ![]() : 소통을 열렬히 원하면서도 이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이율배반적 모순에 갇힌 모습들을 날렵하고 경쾌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 가볍고 건조함이 표출하는 블랙유머와 고통의 감춤 혹은 드러냄은 차가운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 여태까지 나는 정이현을 발칙할 정도로 위악적인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특성이 지닌 한계가 마련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다른 면,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다양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 "자유의 대가로서 고독을 지불해야" 하는 그들의 삶은 기실 "'기브 앤 테이크'의 계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네트워크" 안의 부자유를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들이 누리는 황량한 자유와 공허한 평화는 현실의 불가항력을 수락했을 때 주어지는 최소한의 생존양식일 뿐이다. 현실의 불가항력을 거부함으로써 주어지는 일순간의 파국 대신 그들은 고독과 체념이라는 일용할 양식을 선택한다. 그리하여 파국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연기되고 연장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2009년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 순위 29위 - 2009년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대출 순위 4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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