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웃을게> <하늘 그리기>에 이은 유희윤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천진한 동심의 세계를 차분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시어는 수수하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사물과 아이들의 풍경을 관찰한 것이 특징. 총 52편의 시가 실려 있다.
'나 누구게?' 편에서는 작은 벌레나 풀꽃, 자연의 마음을 사람 아닌 그 대상이 추제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베짱이는 베를 짜고, 방아깨비는 방아를 찧고, 양손잡이 사마귀는 대한민국 권투 장갑 끼고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일본 사마귀 코를 납작하게 해 주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시들은 대상의 입을 통해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깨닫게 한다.
'시험지야, 오늘 왜 이러니?' 편에서는 가족 안에서의 아이들, 친구들 사이에서의 아이들, 자연 속에서의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주머니에 있는 귤은 향기도 좋지만 칼이 없어도 친구들과 나눠 먹을 수 있어 좋다는 시, 학교 앞 문방구에 있는 앉은뱅이 오락기 앞에 앉아있는 우리 친구들은 어쩌면 예비 우주 비행사일지 모른다는 시 등 아이들의 소박하고 솔직한 마음을 담아냈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사다리」가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내가 먼저 웃을게』, 『하늘 그리기』, 『침 엄마도 참』, 『맛있는 말』,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 등이 있으며 대산창작지원금. 방정환문학상. 도봉문학상을 받았고 제1회 비룡소동시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눈 온 아침」, 「봄눈」, 「비 오는 날」, 「개미」, 「고양이 발자국」, 「거미의 장난」이 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