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소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론을 만들려는 의도하에 씌어진 책이다. 다양한 이론들을 복합적으로 종합하면서 우리소설의 특수성을 도출해내고자 한 것. 지은이는 역사적 연구와 형식적 연구를 결합시켜, 신화에서 고소설, 근대소설, 그리고 리얼리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우리 서사문학을 살핀다.
서구적 근대문학의 전개와 구분되는 근대적 구어체에 대한 연구 또한 이 책의 중요 논점의 하나이다. 그 밖에 소설의 시공간의 문제, 새로운 매체와 소설과의 연관성, 서정소설의 두 유형, 1인칭 성장소설, 액자소설의 이론 등을 다뤄진다.
소설은 문화보관창고에 넣어두어야 할 폐물이 아니라 새롭게 다시 살펴보아야 될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소설과 서사장르는 삶의 근본적 이해에 연관될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시대의 핵심적인 문화형식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소설을 보다 유연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서사형식의 한 종류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서사형식의 하나로서 소설에 대한 우리의 논의는 폐쇄된 칸막이를 넘어서서 다른 매체와 장르들에 연관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모든 논의는 경계선 만들기와 경계선 해체로 요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