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1926~ )는 제주 출생의 금년 75세의 원로작가로서, 주로 제주의 바다와 바람과 말을 그린다. 갈매기와 바닷새와 쓰러져 가는 초가, 바람 혹은 태양을 마주하고 망연히 서 있는 사내 등이 그가 즐겨 그리는 소재들이다.
이 책은 '폭풍의 화가'라 불리는 변시지의 생애와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지은이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우수로 가득찬 변시지의 예술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책 머리에
1. '제3파르테논' 시절
2. '광풍회'의 회오리
3. 한국미의 원형을 찾아
4. 황토빛 사상
5. 폭풍의 바다
예술과 풍토 - 변시지
변시지 연보
서종택 (지은이)의 말
어설픈 서구 추수의 모더니즘 속에서 자기 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의 어려움을 제주-오사카-동경-서울-제주로 이어지는 작가의 고향회귀의 과정이 잘 말해 준다. 변시지 예술의 구도자적 순례는 대지와 바람의 뒤섞임 속에서 마침내 황토빛으로 열렸으며 그것은 이제 그의 사상이 되었다. 그는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실존적 위상을 바라보는 우주적 연민, 달관과 체관의 어떤 높은 경지에 와 있는 듯하다. 그의 그림처럼 예술과 풍토, 지역성과 세계성, 동양과 서양이 함께 만나는 희귀하고도 소중한 사례는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