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든 침대와 매일 밤 사랑에 빠지는 한 라디오 PD의 독서 에세이. 2007년 봄부터 온라인 서점 웹진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CBS 정혜윤 PD가, 그간 연재한 독서 칼럼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감정이 휘몰아쳐 삶이 휘청대는 날, 참을 수 없이 처량한 때, 사랑이 끝났음을 알아버린 순간, 침실로 들어가 책장을 펼치면 어김없이 지은이에게 인생의 힌트를 주었던 책 이야기가 담겼다.
책과 라디오를 통해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는 수만 가지 방식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지은이. 그녀의 글은 책과 현실의 삶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대부분 소설 작품을 위주로 한 글들이며, 연관지어 떠올려볼 수 있는 영화 이야기도 간간이 등장한다. 여타의 독서 에세이에 비해 작품의 본문을 발췌한 분량이 비교적 많다.
정혜윤 (지은이)의 말
맛집을 추천하는 책도 있고 술집을 추천하는 책, 와인과 커피와 옷과 자동차와 여행지와 박물관, 온갖 것을 추천하는 책이 있고 나도 그 책들 덕에 인생의 풍요를 좀 맛봤다. 그래서 나도 어느 날 오후에 불현듯 생긴 사소한 욕구에 답해주는 책에 대한 글로 보은하려 한다.
... 침대야말로 인생과 사람을 가장 궁금해하는 곳 아닌가? 거기서 겉옷쯤은 벗어 던지고 그다음 그다음을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는 그 순간, 나의 일상은 언제나 불안정하다. 나의 영혼은 호기심과 설렘으로 충만하다. '나와 같이 가자'고 이끄는 억센 손을 잡고 봄밤에 담을 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