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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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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크고 작은 역사사건의 현장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예술적 향취가 그윽한 공간이 숨어 있고, 다른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다간 이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도시다. 그중에서도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현대에 이르는 100여 년 동안의 흔적들은 다른 어느 시대보다 더욱 오롯하다.
권기봉 작가의 전작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2008)와 <다시, 서울을 걷다>(2012)는 우리 삶의 현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꽤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권기봉의 도시산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특별히 '서울의 일상'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범위를 더 넓힌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다채로운 모습들을 95꼭지에 담아낸 것이다. 이 글들을 읽다 보면 서울이 얼마나 깊이 있고 역동적이며 매력적인 도시인지 새삼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95꼭지에서 담아낸 장소들이 단지 지나간 공간으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곳들은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거나, 좋든 싫든 이 시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거나, 또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산책을 시작하며 : 서울에 이렇게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줄 몰랐다. 도시를 산책하며 건져 올린 이야기들은 때로 심각하고, 때로 흥미로워 깊이 빠져들게 한다. 도시를 다각도로 깊게 살피고 성찰할 줄 알아야 과거를 바탕으로 오늘과 내일의 삶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은 도시 서울을 깊고 넓게 보고 질문을 품게 하며 우리를 대화와 토론으로 이끈다. : 이 책에서 저자가 안내하는 곳은 대개 익숙한 옛것이지만 거기서 얻는 지식과 감동과 성찰은 온통 새롭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익숙한 것에서 새것을 찾는 온고이지신의 교과서다. 흔히 가슴과 머리 사이의 거리가 가장 멀다고 하지만 역사와 예술과 문화와 삶을 종횡무진하는 저자의 부지런한 발걸음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우리는 머리와 가슴이 일치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5년 5월 8일자 '출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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