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나 영화를 통해 '절대반지'를 둘러싼 선악의 대립 이야기를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 '도대체 빌보는 그 반지를 어떻게 얻었던 걸까?'
<반지의 제왕>에선 슬쩍 비춰지기만 했던 빌보의 모험담이 이 책 안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난쟁이보다도 작고 배가 불룩 나왔으며, 선량하고 낙천적인 성격에 모험이라곤 꿈도 꾸지 않는 종족 호빗. 초록문이 달린 집에서 평화롭게 살던 빌보는 간달프와의 만남 덕분에(?) 열세 명의 난쟁이들과 함께 위험천만한 모험길에 오르게 된다. 예전에 용들이 난쟁이에게서 빼앗아간 보물을 되찾기 위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 <반지의 제왕>에 비해 규모가 작은 모험담임에 틀림없지만, 대신에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보물을 탐하는 용과 꼬장꼬장한 난쟁이 종족, 낙천적이면서도 소심한 호빗의 툭탁거림이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빌보가 반지를 얻게 되는 과정이 얼핏 우연에 의한 사소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은 그렇게 조그만 데서 출발하는 것. 후대에 middle earth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싸움의 시작은, 이미 한 호빗의 모험에서부터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반지의 제왕>과 달리 <호빗>은 주로 어린이/청소년용으로 번역되어 왔다. 이번에 출간된 씨앗판은 모든 연령이 함께 볼 수 있는 문체로 번역했으며, 양장본에는 일러스트가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