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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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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야학이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분투해 왔는지, 서로 다른 존재들을 끌어안기 위해 얼마나 부들부들 떨어야 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농성장은 참 발이 시렸고, 단합을 위한 모꼬지는 곧잘 분열의 장이 되었으며, 텃밭을 가구는 일은 오지 않는 저상버스를 기다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교육과 운동이 삶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매일매일 다시 묶는 과정이었으며 그 과정은 고스란히 이동권, 활동보조서비스, 탈시설 투쟁 등 장애인운동이 걸어온 궤적과 닿아 있다. 이 책은 그 역사를 노들야학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전한다. 교육과 운동과 복지를 고민하는 사람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과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여는 글_ 실패한 적이 없는 기우제에 관한 이야기 : 당신은 삶과 죽음, 인간과 짐승이 걸려 있는 배움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평범하게 산다는 것, 이를테면 학교에 간다는 것이 위험한 철로에 제 몸을 묶을 정도의 과격한 실천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던 사람들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한마디로 당신은 노들야학에 대해서 아는가. 학교로 이동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이동시켜야 했고, 단 하나의 지식을 깨우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깨우쳐야 했던 사람들. 훌쩍훌쩍 울다가 깔깔깔 웃다가, 나는 노들야학의 지난 20년보다 아름답고 격렬한 배움의 시간과 장소를 알지 못한다.
: 희망과 절망 사이, 시도와 패배 사이, 엇갈리는 오해들과 일치의 기억까지 끝없는 망망대해를 노 저어 가던 모든 과정이 노들의 수업이었다. 장작불 같은 학교, 먼저 붙은 토막이 불씨가 되었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젖은 놈은 마른 놈 곁에 몸을 맞대어 활활 타올라 끝내 쇳덩이를 녹여 나가는 노들의 나날, 교육은 교육 바깥에서 희망이 되었다. 노들처럼 살고 노들처럼 투쟁하는 곳에 그 고색창연한 이름, ‘교육’이 있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4년 7월 21일자 교양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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