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수북 옛이야기 시리즈. 옛날에 어린 아들과 어머니 이렇게 단둘이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소 한 마리를 팔려고 보니 장으로 가는 산길에 나타나는 도적 떼가 걱정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어린 아들이 “어머니 뭘 걱정하세요! 제가 가서 소를 팔아 오겠습니다!” 하고 큰소리를 떵떵 치며 길을 나섰다.
조그만 아이가 소를 낑낑 끌고 고개를 올라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도적 떼가 탁 튀어나와서는 소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보통 아이라면 무서워서 덜덜덜 떨었을 텐데, 이 아이는 글쎄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에이! 가져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요.” 도적 떼한테 마음대로 하라니? 저러다 소를 뺏기고 말지 싶은데, 놀랍게도 도적 떼가 걸음아 날 살려라 숲으로 싹 숨어 버린다. 아이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난 걸까?
건국대학교에서 옛이야기를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국립 민속 박물관에서 우리 이야기, 우리 민속에 대한 글도 쓰고 책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옛이야기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네 사는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아서《시집살이 이야기 집성》등 생애담 자료집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앞으로도 뭐든지 이야기가 되는 것을 찾아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고 싶습니다.
구멍가게 하나 없는 작은 산속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자연이 주는 먹을 거리를 마음껏 먹고, 새벽녘 수없이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던 아이는 조금은 겁이 많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나중에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되어도 마음속의 키 작은 아이는 숲 속에서 자유로이 뛰어다닐 것입니다. 《이상한 도둑과 산학 소년 강산이》 등 여러 동화책에 그림을 그렸고, 2015년에는 그림책 《도적이 줄줄줄》이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