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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탈리아 복원사의 매혹적인 회화 수업
이다(윤성희)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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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을 읽고

저자 : 이다 / 출판사 : 브라이트

다양한 작품들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기록된다. 기록 방식은 다양하다. 책이 될 수도 있고,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으며 이 책처럼 미술로 기록될 수도 있다. 나는 평소 책이나 음악으로 세상사를 관찰하기를 좋아했지만, 미술과 사진은 안목이 뛰어난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분야라 생각했다. 항상 어렵게 느껴졌고, 안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올해 가 본 앙리 마티스 그림 전시회, 우연히 웨스 앤더슨 사진 전시회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 정해진 답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작자가 남긴 이야기들과 작품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이 한결 다채롭고 풍성해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 무궁무진하다. 아름다움에는 정답이 없고,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사사로운 감정들까지 모두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삶의 면면들을 캐치하고,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것임을 깨닫고 싶었다. 그냥 예술작품들만 진부하게 소개한 책으로는 부족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품 속에 투영된 인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와 비슷한 시간을 살아갔던 과거의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러한 그림을 그렸는지, 작품 속에 녹여낸 감정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이 책은 아주 섬세했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들이 가득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만일 이전에 읽었던 미술 책들처럼 작품에 대한 소개만 주야장천 작은 글씨로 늘어놓았더라면, 책을 펼치자마자 바로 잠들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화려한 이력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소개하였다 할지라도, 그 속에 인간의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글이 잘 읽히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글자를 읽고 그림을 보고 있으나, 마음 깊이 와닿지 않은 글자와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아주 빠르게 휘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달랐다. 당대 유행하였거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기법 등 미술사에 대해서도 알아갈 수 있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더욱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어 흥미로웠다. 멋진 작품들을 비롯하여 해당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화가들이 느꼈던 감정들,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시각까지 모두 담겨 있어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느꼈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은 종교적인 느낌이 강해서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영혼과 이성만큼 인간 개인의 행복 또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던 작가들이 있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행복 추구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힘은 결국 행복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그림이 바로 플리니오 노멜리니의 첫 번째 생일이라는 작품이었다. 종교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가족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그림 그 자체로 이해해도 충분하다. 행복의 순간은 비록 찰나였을지 몰라도, 쉽게 잊히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은 찬란한 분위기와 감정들이 있다. 모두의 감정의 온도가 섬세하게 기록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짐을 느낀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시간 동안,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하는 것들도 이런 찰나의 행복한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슬퍼지기도 했다. 온 가족이 함께 하고 있어 마음이 안정되기도 했다.


그림을 바라보며 순수한 감정을 느끼고, 작가의 이야기를 읽은 후에 다시 한번 유심히 그림을 관찰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쳤다. 그리고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맨 처음 그림을 보았을 때 미처 눈에 띄지 않았던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답도 없고, 한계도 없는 것이 꼭 우리 삶과 닮았다.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림은 매번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늘 어렵다고 느껴졌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어 편했다.


모습은 아름답지만, 향기가 나지 않는 조화는 사람을 끌어당기지 못한다. 특히 나처럼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어렵다고 느껴온 사람들에게, 그저 감탄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그림만 모아서 줄줄이 소개해놓은 책은 향기 없는 꽃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풍부한 향기를 머금은 생화처럼 생동감 넘치고 지루할 틈이 없다. 그저 작품만 무미건조하게 소개한 글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바라보는 인간의 이야기에 집중하였기에 사람을 끌어당긴다. 작품을 그린 사람과 작품이 가진 감정들에 집중하다 보면,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굳건한 다짐을 하게 되기도 한다. 미술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면서 나의 마음속에 견고하게 자리하게 된 키워드는 바로 행복이다. 무엇이 되었건 행복한 삶을 살자. 모두가 긍정하지 않더라도, 확신이 서지 않는 선택이라 할지라도 당당하게 행복할 수 있는 권리는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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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지민석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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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을 위해 지금 무얼 하고 있나요?


친구, 가족, 직장동료들이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만 한다. 이 질문에 할 수 있는 말이 많은 사람은 지금처럼 나를 위해 살아가며, 온전한 행복을 즐기면 된다. 그러나 할 말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 살아가보자. 이 책은 오로지 나의 행복을 위해,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나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알려준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법들은 그다지 대단하지도 특별히 새로운 방법도 아니지만, 파도치는 인생을 무던히 담담하게 잘 살아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이다. 그러니 지금 스스로를 위한 건강한 삶이 아니라, 타인에게 맞추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모든 문장들이 와닿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3가지 내용이 있었는데 지금 바로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내용은 진짜 현명한 선의에 대한 것이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져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지나치게 배려하다 나를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한때 나보다는 타인을 우선한 하루를 살며, 나를 잃고 힘들어한 적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나를 잃고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행동은 선의이니까 잘 살아가고 있다며 스스로를 정당화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진짜 현명한 선의는 나 자신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더욱 확신할 수 있었지만, 언뜻 생각해 보면 어떤 선택을 할 때 타인보다 나 자신을 우선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나를 위한 선택이 결국은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함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작가님께서 이야기하셨던 상황처럼 말이다. 나 역시 한 번 통화를 했다 하면 한 시간이 넘도록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다. 나의 일상에 큰일이 없고 에너지가 가득할 때에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지만, 나에게 아주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은 친구의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의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느꼈던 무거운 죄책감으로 스스로에게 던진 변명은 이런 것들이었다. 내가 괜찮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친구의 힘든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을까? 나도 힘들다며 내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와닿지 않는 응원의 말로 빠르게 전화를 끊으려 할 것 같은데? 이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자 도무지 자신이 없어 끝내 전화를 받지 못했었다. 그때는 너무 나만 생각하면서 내린 결정이 아닐까 불편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나 자신을 존중한 선택이었음을 깨닫는다. 만일 내가 그때 무리해서 전화를 받은 후 친구의 고민을 한 시간 넘게 듣고 있었더라면, 내가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여 친구와의 관계가 망가졌을 수도 있다.


내 마음이 건강해야 타인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적절하게 고립될 줄 알아야

다시 연결될 수도 있다.



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무리해서 타인을 존중하려는 노력은 결과적으로 악의로 남을 위험성이 존재한다. 무리하여 전한 선의는 타인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습관적인 저자세는 타인이 나를 우습게 생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크기도 하다. 그러니 무리하여 누군가를 배려하기 전에 나부터 존중하자.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선의의 시작점이며,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잊지 말자!


두 번째로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바로 불편한 감정을 대하는 태도였다. 불편한 감정은 행복한 감정에 비해 너무나도 자주 찾아온다. 가장 자주 찾아오는 불편한 상황들은 작가님 말씀처럼 '말'로 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거나, 꺼림칙했던 관계인 사람이 내뱉은 말의 숨은 의미를 찾다 불편해지는 상황을 다들 한두 번쯤 겪었을 것이다. 타인의 가시 돋친 말속에 숨은 의미를 계속해서 찾고 상처받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결국은 이 관계를 끝내고야 말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불편한 감정들이 계속 번지고 번져 일상에 큰 영향을 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이 건넨 애매모호한 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타인이 비겁하게 숨겨서 표현한 부정적인 감정까지 내가 짊어지고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그가 원했던 대로 힘들어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줄 바에는 그냥 눈치 없는 사람이 되는 게 편하다. 방금 건넨 그 말이 나를 좀 불편하게 만들긴 했지만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타인의 몫이겠거니 하고, 구태여 숨은 의미를 찾아 힘들어하지 말자. 스스로에게 불행한 피드백보다는 건전한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세 번째로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무례한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비교를 한 문장으로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거나'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무례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과시하거나 누군가를 비참해지게 만든다. 자신이 무조건 옳고 타인의 생각은 모자라다며, 큰 목소리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과시하며 우쭐거린다. 반대로 스스로에게 무례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항상 남들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비참해지고 교만해지기를 반복하며 자존감을 채운다. 타인에게나 스스로에게나 어떤 방식으로 던 무례한 태도는 행복과 빠르게 멀어지는 지름길이다. 타인이 나에게 뭐라고 하건 흔들림 없이 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 타인의 단점을 찾고 무례한 언행을 건네며 자존감을 채울 시간에 스스로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더욱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어야 원하던 행복에 더욱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항상 마음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들만 만나며 살아갈 수는 없다. 무례한 타인들에게 아주 세게 한 방 얻어맞고 휘청거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도 많고, 스스로에게 무례해지는 순간들도 종종 찾아온다. 그럴 땐 마음속으로 비교 2행시를 되뇌자.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자. 진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일부러 과시하지 않는 사람임을 잊지 말자. 나는 그냥 나이기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내린 결정이라서 나를 믿고 사랑하며 걸어갈 수 있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예전의 밝고 순수하고 당당했던 나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사회생활을 하며 내가 사랑했던 나를 잃어버리고, 전혀 다른 나로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다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아보길 추천한다. 나는 33살이 되어서야 이 책을 읽게 되어 참 아쉽다. 이 책을 20대 초반에 읽었더라면 조금 더 당당하고 즐겁게! 내가 원하던 나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려는 용기 있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금 아주 기나긴 터널을 힘들게 건너오고 있는 20대 초중반의 청춘들에게도 이 책이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불행보다는 행복과 잘 어울리는 내가 되기 위해, 오늘도 부디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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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쉽 - 잠들어 있는 내 안의 검은 양을 일깨워라
브랜트 멘스워 지음, 최이현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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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숨겨진 검은 양을 찾고, 그것을 실천하는 삶을 산다면 혁신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늘 꿈꾸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더 이상 즉흥 연기만 하며 살지 말고, 핵심가치를 찾으라 강조한다. 내 삶에서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인가? 감정의 소용돌이가 삶의 균형을 무너뜨릴 때에도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내 안에 잠들어 있는 검은 양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생각으로 나의 하루를 채우고 있는가? 생각해 보았을 때 고른 키워드들은 아래의 다섯 가지였다.


"자유, 다양성, 낙관주의, 웰빙, 존경"


내 목적은 다양성 아래 자유롭게 사고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설사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낙관주의를 장착하여 몸도 마음도 건강한 웰빙을 추구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은 위와 같다. 그러나 내 안의 검은 양들이 위의 방향대로 활발하게 잘 활동하고 있는지 검토해 보았을 때에는 의문이 들었다. 우선 다양성 아래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부터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핵심 가치를 찾고 나면 나를 둘러싼 삶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찾을 수 있다.


책 속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우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부터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의 핵심가치인 '자유로운 사고와 다양성 존중'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는데, 그러한 인간관계는 선을 그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그 대신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다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분위기의 사람들'을 찾아 어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나는 평소 누군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과도하게 필터링 되어 나중에 실망하는 일들도 종종 있었지만, 누군가를 존경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나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장점을 먼저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설사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낙관주의를 장착하여 몸도 마음도 건강한 웰빙을 추구하는 삶 역시 노력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아쉬운 점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자."라고 나를 독려하고 있다. 내 힘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하되,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는 너무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의 일상에 집중했더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 바로 부정적인 감정과 잘 맞서 싸우는 방법이었다. 종종 부정적인 감정이 내 몸을 온통 휘감아 올 때, 감정에 치우친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 후회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내 안의 검은 양들을 확실하게 인지했으니, 앞으로는 부정적 감정이 찾아왔을 때 검은 양들이 잘 맞서 싸워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누군가 자유로운 생각을 가로막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며 다양성을 짓누를 때! 혹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쉼 없이 불평하거나 누군가를 탓하기만 하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때! 나에게 전가되는 부정적 감정에 쉽게 흔들리고 함께 불평하며, 나의 행복을 앗아가 버리도록 방관하지 말자!


​그러려면 마음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핵심가치들을 확실하게 정하여 어떻게 살아갈지 한 문장으로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검은 양들이 잠들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노래를 좋아하고 그와 연관된 특별한 추억들이 있는지! 나의 검은 양들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쉼 없이 하다 보면 진정한 나를 마주할 수 있다.


내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나의 단점들마저도 마주 보고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실을 용기 있게 마주하지 않으면 절대 바뀔 수 없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마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의 검은 양들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자. 곧 내가 원하던 즐거움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연기를 하며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잠들기 전이면 늘 지루하고 재미없는 하루였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 속의 여러 과제들을 따라 해보면서 나만의 검은 양들을 찾고, 검은 양들이 이끄는 대로 살다 보면 너무 행복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삶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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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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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풀기 어려운 숙제가 있다면 바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회사 다니기”가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고 회사를 잘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 배우고 싶을 정도로 요새 회사 관련한 고민이 많았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벌고자 출근하는 건데, 우리의 완벽한 하루를 망쳐놓는 요소들이 참 많다. 책 속 사례처럼 함께 일하는 동료 중 꼭 있는 고통사고 유발자들이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업무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나를 괴롭히는 고민들 때문에 무거웠던 머리를 시원하게 하는데, 이 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작가님이 스스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이 뭐 엄청나게 대단한 직장 생활 꿀팁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통쾌한 생각과 유머러스한 화법에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네~별일 아니었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달까? 매일이 힘들고 지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내 주변에 벌어지고 있는 좋은 일들도 놓치게 된다. 낮아진 자존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한 채, 모든 가능성들을 놓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그냥 이 책처럼 시원하게 욕 한 바가지 하고, 나의 삶에 집중해 보자. 물론 너무 힘든 고통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마음처럼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자꾸만 차오르는 분노 때문에 어떤 일에도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 예전엔 이렇게 힘들 때 친구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나 스스로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시도해 본 것이 바로 이미지 트레이닝이었다.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나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꾸만 떠오르는 분노의 싹을 아예 가위로 잘라버리는 것이다. 큰 가위를 가져와 부정적 생각이 자라나는 새싹부터 잘라버리니,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예 무념무상으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잠재우는데 이미지 트레이닝만 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몸을 바쁘게 움직이면 머릿속에 어떤 잡념들이 들어설 공간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있다. 지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집에 오면 가만히 무기력하게 누워 TV를 보기 바빴었는데, 지금은 맛있는 밥을 정성껏 차려 먹고 집을 깨끗하게 가꾸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운동까지 해주니, 다음 날 출근할 때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지내는 공간이 깨끗해지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니, 빨리 집에 돌아와 이것저것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이 모든 연쇄적인 변화들은 거실에 깔아둔 카펫을 구매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난방 온도를 높이면 너무 따뜻해져 벽 위 쪽에 곰팡이가 생기고, 그렇다고 또 온도를 적당하게 해두면 바닥이 차가운 것 같아 카펫을 샀다. 카펫 하나 산다고 해서 집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큰 변화가 찾아와 놀라는 중이다. 나름 치수를 재보고 구매한 건데, 안방에 깔기에는 폭이 살짝 넓어서 거실에 카펫을 깔아두었다.


​원래 나의 주 생활공간은 안방이고, 안방엔 TV와 침대가 있어서 퇴근 후 지친 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주 생활공간이 아닌 거실에 카펫을 깔아두니, 평상시엔 잘 앉아있지 않던 거실에 나와 책도 읽고 운동도 하는 등 색다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거실엔 TV가 없으니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도 모르고 드라마나 영화 속에 빠져있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심지어 어제와 엊그제는 아예 TV 조차 켜질 않았다. TV 볼 시간에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었고, 나의 하루를 정리하는 다이어리 메모를 작성할 수도 있었다. 독서록을 쓴다고만 하고 쓴 적이 없었는데 이번 주에 처음으로 독서록에 몇 줄을 끄적이기도 했다.


​이번 일을 경험하며 내가 느꼈던 것이 있다. 작가님께서 책 속에서도 말씀하신 것인데, 무언가 일이 내 마음처럼 잘되지 않고 자꾸 우울해진다면 생활환경을 싹 바꿔보자. 다니던 회사의 업무 스타일이나 동료들이 나와 너무 맞지 않는다면? 죽어라 노력해서 끼워 맞추다 지쳐버렸다면? 그럴 땐 그냥 회사를 바꾸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왔는데, 집에서도 100% 충전이 되지 않는 느낌이라면 집의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거창하게 이사를 하거나, 인테리어를 다시 뒤집어엎는다거나 하는 정도가 되지 않아도 충분하다. 나처럼 카펫 한 장을 사는 것이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예기치 못한 변화는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나의 이번 주가 그랬다. 이제 막 2일차라 많은 것을 시도했다고도 할 수 없지만,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다른 사람의 취향보다 내 취향을 우선한 하루, 원치 않았던 고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중이다. 선을 넘는 사람들은 세상에 넘쳐나고, 그들 모두를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 내가 어찌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들은 더 즐거워하며 나를 괴롭히는데 열중할 것이다. 안 들리는 척 나 자신까지 속여가며 심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답이지만, 그 또한 쉽지만은 않다.


모든 게 다 어려울 땐 그냥 될 대로 되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때그때 나의 생각대로 행동해 버리자. 대신 나의 생활에 무언가 하나라도 변화를 꼭 만들어보자. 퇴근 후의 우리는 고통사고 유발자들과 함께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 시간만큼은 내 행복을 원하는 만큼 추구하며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다. 직장이나 학교 등 속해있는 단체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 고민이라면? 안 보면 그만인 관계가 아닌, 매일 같이 보아야 하는 관계가 잘 맞지 않아 고민이라면?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오랜 친구와 수다를 떨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빠르면 하루 만에도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좋은 경우 나처럼 책 속의 꿀팁들이 잘 통해, 지친 하루에 긍정적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어본 후 주관적 견해에 따라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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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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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이경희 장편소설 / 다산북스


50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여전히 인간은 지구에서 지금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면 우주 곳곳을 누비며, 무한한 가능성을 모두 경험하고 있을까? 늘 궁금했던 미래의 이야기,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경희 작가님의 신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경희 작가님의 < 그날, 그곳에서 >를 이전에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어떤 내용일지 더욱 궁금했다. 이번 이야기가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더욱 재미있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뻔히 예측되는 이야기보다는 예측 불가한 작품을 좋아한다. 이번 소설이 딱 그랬다. 기상천외하고 신비롭고,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자아냈다. 어찌 보면 기괴하게도 그려진 미래가 두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반대로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세계가 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대가 되기도 했다.



첫 번째 이야기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은 발상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다시 살아 돌아와 요즘 사람들에게 훈수를 두는 상황이라니! ㅋㅋㅋ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스토리라 만화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 살아 돌아온 조상님들의 "라떼는 스토리"에 맞서 싸우는 조상 없애기 운동 본부의 전투 스토리는 어이없으면서도 귀여웠다. 우리의 일상엔 성별, 세대, 정치, 종교 등 다양한 갈등들이 존재한다. 이 무수한 갈등들이 글로 그려질 때에는 다소 무겁고 경직된 글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경희 작가님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읽혔으며 종종 실소가 터져 나올 정도로 재미있었고, 때론 통쾌하기도 했다. 결국은 인간들의 오지랖 때문에 인류의 종말이 찾아온다는, 다소 허무한 결말까지도 통찰력이 있어 마음에 쏙 들었다.

두 번째 이야기 <우리가 멈추면>을 읽으면서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미래에 세상이 많이 바뀌어, 지금으로선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할지라도 절대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으리라는 것! 인류애 덕분에 그래도 세상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꿋꿋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특히 광활한 우주에서 서로가 가진 붉은빛들을 반짝이며 서로에게 힘을 주는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는, 마음이 울컥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인류에게 어떤 고난과 슬픔이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저버리지 말 것! 결국은 그 따스한 마음들 덕분에,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삶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소설 속 붉은빛들을 떠올리며,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응원을 받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다층 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는 이름부터도 어려웠고, 이야기도 다소 난해했다. 전개되는 스토리 역시 기괴하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충격적이고 잔인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존재가 인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인류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욕망 구현 장치였다는 사실이 첫 번째 반전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내 쫓던 존재가 본인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욕망 생성 감별사 샌드박스였다는 사실은 두 번째 반전이었다. 이 이야기처럼 결국은 욕망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 인류가 위험해질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욕망 구현 장치와 제어장치가 탄생한 것도, 삶이 이처럼 무시무시한 욕망들이 넘치는 세계가 된 것도 모두 인류가 자초한 것이라는 전개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 씁쓸했다.

<바벨의 도서관> 역시 어려웠다. <다층구조~>에 비해서 개인적으로 더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인간에 의해 탄생한 인공지능들이 각자 본인들에게 설정된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삶을 살다 자아에 대해 생각하며 혼란을 겪는 이야기로 읽혔다. 내가 잘 이해한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존재의 이유가 특정 명령어이고 그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삶이라니 ~ 컴퓨터 속 명령어들이 인간처럼 각자 존재하고 말이나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와 비슷할까?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탄생해서 필요를 다하면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존재가 인공지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마음이 아팠다. 미래에는 분명 인간이 아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다른 존재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도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하나 둘 탄생하는 가상 인간들을 보며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어색함과 불편한 마음도 함께 들곤 했다. 근데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안타까움과 측은한 마음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미래에 함께 살아갈 가상의 존재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더불어 살아가야 할까?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신체 강탈자의 침과 입>은 이야기의 무대가 회사라 친숙했다. 외계인의 선교로 인해 국내에서 알아주는 회사의 직원들 대부분이 감염되어 외계인이 되었다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쉽게 읽혀서 좋았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갈등 상황들이 등장하여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풍자적인 상황들 때문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몇 번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회사에서 살아남은 일부의 사람들이 절대 감염되지 않았으면 하고, 나도 모르게 응원하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였다. 손꼽히는 회사가 하루 만에 망하고, 직원 수백 명이 외계인에게 감염되어 실종되었음에도 일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결말까지 쿨해서 좋았다.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속 사람들은 이주민 카드만 내면 미래의 특정한 순간으로 도약할 수 있다. 특정 시간대에 정착하기를 원하면 언제든지 카드를 반납한 후 정착 지원금을 수령하고 살아갈 수 있다. 타임머신이 현실화되면 이런 세상이 펼쳐지겠구나, 상상하면서 읽으니 가장 기분이 설레었던 이야기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과 이기심 때문에,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해치다가 모두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결말이 슬프고 두렵기도 했다. 그렇지만 서로를 만나기 위해 두려움에 맞서며, 끝까지 전진하는 정원과 하나의 모습은 용기 있었고 따스했다. 결국은 형체도 경계도 사라지는 "무"의 지경에 이를 때까지, 끝까지 도약하여 깨달은 행복의 순간이 서로가 함께여서 행복했던 평범한 순간이었다니! 지금 주어진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말고 느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는 SF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아도,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법한 난이도의 책인 것 같다. 중간중간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긴 하지만, 어려운 용어들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야기 속에 흐르는 인류애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나중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지금보다 더 한 지옥으로 변한다고 할지라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있다면? 그래도 힘을 내어 살아갈 만한 세상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먼 미래 우리들이 살아갈 삶도 언제나 다정할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읽어본 후 주관적 견해에 따라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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