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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평점 :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같은 물건이라도 추천해주는 사람의 기호가 나와 비슷하면 더 마음이 갑니다. 그 물건에 만족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다른 물건들에도 눈길이 갑니다. 몇 달간을 고민해서 기대를 가득 안고 산 물건들과 사용하면서 애정을 갖게 되는 물건들이 그 안에 있다면,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부심까지 생깁니다. 그러면 이제 그 사람이 좋아하는 물건들 중에 내가 모르는 물건들이 있다면 더욱 눈길이 가게 됩니다. 살까말까를 고민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언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래서 좋은 친구를 곁에 두어야 한다. 물건과 사람이 동시에 오기 때문이다.” p.36
좋은 안목을 갖고 있는 좋은 친구를 곁에 둔다면, 물건과 사람이 동시에 옵니다. 좋은 안목을 갖고 있는 친구를 곁에 두려면 제가 좋은 친구를 볼 수 있는 좋은 안목과 그 사람을 만날 행운이 있어야겠죠.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은 좋은 안목을 갖고 있는 친구 한 명을 알게 되는 기회이자,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좋은 안목을 갖고 있는 친구가 되게 하는 책과 같습니다.
처음 마주했을 때 끌리고, 사용한 뒤에 만족감이 이어지고, 세월이 흘러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제품. 그게 생활명품이 아닐까요? 20년간 이런 생활명품을 다룬 사람이 있고, 글이 있고, 그걸 모은 책이 여기 있습니다. 20년간 신문사에 글을 연재해온 연륜 때문일까요? 문장과 단어가 조금은 옛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그의 안목이 반짝하는 유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다져온 것이라는 신뢰가 생깁니다.
윤광준의 글은 곧바로 제품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서지 않고 전혀 무관한 것 같은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이야기가 생활명품인 이유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좋은 물건에 대한 교양을 갖게 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언젠가 누군가의 공간에서 이 책에 있는 물건을 만나게 된다면, 흐뭇한 미소로 당신의 말을 듣고 있을 상대방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 좋은 친구를 곁에 두어야겠다. 좋은 물건과 좋은 사람이 동시에 오기 때문에…”
이래서 좋은 친구를 곁에 두어야 한다. 물건과 사람이 동시에 오기 때문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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