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빨래
남개미 지음 / 올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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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잖아요.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말과 행동이 내 마음에 강속구처럼 날아와 박히는 날. 평소와는 다르게 잘 풀리지 않은 일로 인해 나 자신을 몰아세우게 되는 날. 내 안의 상태를 외면하는 바깥의 하루가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날. 머피의 법칙이 마치 내 이름을 넣은 OO의 법칙처럼 느껴지는 날. 그러니까, 남들은 다 맑고 밝은 하늘 아래서 잘 지내는 것 같은 날. 거센 비바람을 몰고 오는 먹구름도, 용변의 의지를 다지는 새들도 다 내 머리 위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는 날.





이 모든 날의 처진 몸을 반기는 곳이 있습니다. 이 모든 날의 지친 마음을 맡기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잔뜩 묻은 마음의 얼룩을 씻어내는 곳. 잔뜩 더러워진 마음의 때를 닦아내는 곳. “옷을 세탁하듯 마음을 빨아내는” 이곳은 바로 마음 세탁기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돌아보고 돌보는 시간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꼭 필요하죠. 그 시간을 ‘세탁기’로 공간화하여 표현한 마음 빨래 그림책. 이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홀로인 내 감정을 닦아내는 ‘세제’ 같은 고마운 무엇을 떠올리게 됩니다. 홀로인듯한 내 마음을 조물조물 만질 수 있는 반가운 어딘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렇게 저렇게 얼룩진 나를 마주하는 시간은, 내 바깥에서 묻은 때를 내 안에서 떼어내고 털어내고 씻겨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얼룩진 나를 긍정하는 공간은, 내 바깥에서 묻은 때가 내 전부가 아님을 (그럴 수도 없음을) 인정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나의 감정과 마음을 돌보면서 나를 지켜내는 ‘빨래’의 시간. 누구에게나 다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빨래’의 공간. 당신에게는 그것이 무엇인가요. 그곳이 어디인가요. 그때가 언제인가요.


 



그림책을 만나는 분들과 함께 비교해서 보고 싶은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놀이터 그려진 장면인데요. 이야기 초반부의 놀이터에는 그곳에서 응당 놀고 있어야 친구들이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 쓸쓸한 기운마저 감도는 놀이터의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옷가지들만 놓여 있을 뿐이죠. 그러나 마음의 얼룩과 마주하고, 마음의 얼룩을 만져주고, 마음의 얼룩을 닦아낸 다시 찾은 놀이터에는 반가운 친구들이 가득합니다. 저마다의 마음을 저마다의 마음 세탁기 안에서 빨고 , 후련해진 마음으로 다시 놀이터를 찾아왔을 아이들. 꽃비가 내리는 놀이터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모두 해사한 얼굴로 서로를 반깁니다.



**  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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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기적
남섬 지음 / 킨더랜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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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노트북을 켤 때마다 키보드 아래 붙여 놓은, 어느 책 속에서 발견 했던 짧은 문장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오늘 하루의 슬픔을 감당할 기쁨을 찾기. 그리고 웃기.” 선명한 슬픔으로만 오늘을 묻어두고 덮어두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다가올 하루를 여는 주문을 조용히 되뇝니다.


매일 밤. 하루를 닫을 때마다 머리맡에 두고서 펼쳐보고 싶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오늘 하루에 어떤 기적이 있었는지 되짚기. 그리고 웃으며 잠들기.’ 이런 주문을 다정히 걸어주는 듯한 형광 연둣빛의 그림책을 꼭 끌어안으며 생각합니다. 무채의 마음을 환히 비추는, 무채의 하루를 따스하게 감싸는 평범한 기적이 오늘의 나에게도 분명하게 있었다는 걸. 아침의 주문과 밤의 주문은 그렇게 이어지고, 이뤄집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걸려 온 반가운 전화. 친구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던 차에 발견한 동네 책방. 운명처럼 집어 든 책은 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본. 책방을 운영하는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손님의 책 계산을 맡게 된 아이의 미소. 새 학년 새 교실, 오른손잡이인 나의 짝꿍이 된 왼손잡이 친구와의 고민 해결. 시험을 망치고 돌아온 집에서 알게 된 엄마의 비밀. 그리고…


모두의 하루가 다 담겨있지 않지만, 모두의 하루를 다 만난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그림책 안에 그려진 모든 장면이 너무나 평범해서겠죠. 이 사람의 하루에서 저 사람의 하루로 바통을 넘기듯 이야기가 이어지는 평범한 기적. 작품 속 모든 페이지에는 나와 너의 하루에서 나눌 법한 평범한 대화가, 우리의 하루에서 만날 법한 평범한 순간이 형광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나의 미소가 너의 미소로, 이 사람의 위로가 저 사람의 위로로, 너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위에서 시나브로 떠올리게 됩니다. 별것 없으나 별일 가득한 보통의 일상에서 내가(네가) 내어준 평범한 기쁨이 너의(나의) 선명한 기적이 되었던 고마운 기억을요. 별것 없으나 별일 가득했던 오늘에도 분명히 존재했을, 그 모든 것을요.


트레이싱지로 만들어진 겉표지에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들의 평범한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속표지의 ‘평범한 기적’이라는 글자 사이 사이에,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평범한 하루 사이 사이에 평범한 기적들이 있다’고 말하는 듯한 믿음의 형상을 품고서, 당신께 여쭈어 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평범한 기적은 무엇이었나요. 당신의 선명한 기쁨은 무엇이었나요.


언젠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테라피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분들께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어요. 나날의 행복은 없어도, 나날의 기쁨은 분명히 있어요.” 마음으로, 믿음으로 오늘의 당신께 평범한 기적 건네어 봅니다.





** 킨더랜드(반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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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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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믿음을 품은 이들은 자신이 무엇이든 분명하게 알 수 있기를, 언제든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기를, 어디서든 흔들림 없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세계 안에서 자신의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지키고 싶은 마음은 가끔 (아니, 사실은 자주) 타인에게 자신의 믿음을 전달하고 싶은 (아니, 사실은 강요하고 싶은) 마음으로 나아가기도 하죠. 그럴 때 자신과 다른 앎을 가진, 자신과 다른 선택을 내리는, 자신과 다른 행동을 하는 이들을 쉽게 판단하고 비난하곤 합니다. 각자의 다름 안에 있는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서, 각자의 다름이 가진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아서, 각자의 다름은 서로의 틀림이 되어버립니다.


분홍색 고깔 모자를 쓴 ‘고깔 곰’. 연두색 투구를 쓴 ‘투구 곰’. 그리고 그 둘과 한 숲에서 살아가는 꼬마 곰의 이야기 시선 너머는 자신의 믿음 안에 갇힌 이들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시선 바깥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이들을 들려줍니다. 


🔖“두 곰이 물러서지 않는 동안 불길은 계속 이어지고 숲은 사라져 갔습니다.”


고깔 곰과 투구 곰은 서로 다른 믿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서로 다른 마음을 짓고 살아갑니다. 서로의 다른 믿음을 부정합니다. 서로의 다른 마음을 힐난합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른 진실을 품은 고깔 곰과 투구 곰의 싸움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고, 모두의 숲은 활활 타오르고 맙니다. 그때, 고깔 곰과 투구 곰은 꼬마 곰에게 묻습니다. 꼬마 곰, 나를 믿어야 해! 아니야, 나를 믿어야 해! 평화는 너의 선택에 달렸어!


그러나 꼬마 곰은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지 않습니다. 둘의 사이를 넘어서, 둘의 시선 너머로 나아가는 선택을 내립니다. 너와 네가 믿는 진실에서 거리를 두고서, 너와 네가 믿는 진실 간의 거리를 좁혀갑니다. 온통 불타버린 숲의 끝에 선 작은 곰은 작은 몸으로 더 커다란 세상을 마주합니다.


꼬마 곰이 있는 (표지의 그림 참고) 아래로 졸졸 흐르는 물줄기는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고깔 곰과 투구 곰을 가르는 기준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이쪽과 저쪽이 아닌 다른 쪽으로도 있는 새로운 길의 흐름처럼 느껴지는데요. 꼬마 곰이 쓰고 있는 모자의 모양을 확인하며, 색도 색도 아닌 다른 색의 길로 나아가는 꼬마 곰의 걸음을 바라보며, 저는 느낌을 조금 믿어보게 되었습니다.




꼬마 곰은 고깔 곰과 투구 곰에게 ‘언젠가 다시 만나면 들려줄 이야기’를 약속하며 길을 떠납니다. 그 이야기들은 누구도 틀렸다 쉽게 단정하지 않는 이야기일 거예요. 사실 꼬마 곰은 모두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모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선택’을 매번 해 왔다는 것을. 이야기 바깥에서 이야기를 만난 독자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겁니다. 이야기 속의 고깔 곰과 투구 곰도 너무 늦지 않은 때에 꼬마 곰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소리 작가님의 전작 노를 신부, 엉엉엉, 개씨와 말씨 등을 만나오며 제가 작가님의 작품 키워드로 삼았던 단어는 바로가능성이었어요. 다를 가능성, 달라질 가능성, 다다를 가능성. 작품마다 작가님이 설정한 상황과 주제, 작가님이 그려낸 분위기와 그림체는 모두 다르지만 언제나너머 넘어서는 가능성을 그리고 말했던 작가님. 신작 #시선너머 반으로 갈라진 (어쩌면 언제까지나 반으로 갈라지길 바라는지도 모르는) 우리 사회로 보내는 작가님의 여전한 믿음이자 온전한 마음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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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경주 만만한국어 2
곽미영 지음, 지은 그림 / 만만한책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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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받침 구조대⟫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이 책을 구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책 소개 글만 봐도 ‘아, 이 책은 딱 우리 집 일곱 살이 좋아할 책이야!!!‘ 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한동안 ⟪받침 구조대⟫에 폭 빠져 지냈어요.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책의 이야기를 몽땅 다 외울 정도로  ⟪받침 구조대⟫에게 온 마음을 쏟아부었던 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에게까지 열심을 다해 전도하기도 했는데요. 홑받침, 쌍받침, 겹받침에 대해 다양한 에피소드로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어른이 봐도 모든 에피소드가 재밌다는 점에서 이 그림책은 나이 불문 사랑받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어요. 지난 2월 말, ⟪받침 구조대⟫의 후속작 ⟪띄어쓰기 경주⟫의 출간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아이가 자리에서 방방 뛰고 소리 지른 것은 네, 당연한 반응이었죠. 눈 빠지게 '만만한 국어'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온 아이를 위해 온라인 서점에서 바로 ⟪띄어쓰기 경주⟫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줄글을 읽고 쓰는 실력이 점점 늘고 있는 아이로 하여금 띄어쓰기와 띄어읽기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고도 재밌게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거란 기대와 확신이 양육자인 저에게도 몽글몽글 피어올랐거든요. ⟪띄어쓰기 경주⟫ 책을 배송 받은 날. 아이는 종일 틈날 때마다 이 책을 보았어요. 밥 먹기 전에도, 밥 먹고 나서도, 씻기 전에도, 씻고 나서도… 심지어 병원에 갈 때도 품 안에 소중히 챙겨 들고 갔답니다. 소리 내어 읽기도, 소리 없이 읽기도 하면서 하루의 시간을 이 책과 함께 다 보낸 아이. 여덟 살 어린이는새로운 1학년 교실에서 만날 새 친구들과 이 책을 빨리 같이 읽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하고 있어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띄어쓰기 경주⟫는 전작  ⟪받침 구조대⟫의 명쾌한 유쾌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동시에 어떻게 띄어 읽고 띄어 써야 하는지 어른도 헷갈리기 쉬운 다양한 사례의 문장들을 긴 이야기 곳곳에 자연스레 녹여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다름 속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배울 수 있는 면면을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조명으로 비추어낸 이야기이기도 한 ⟪띄어쓰기 경주⟫는 그림책으로서의 서사성도 힘주어 붙잡고 있어요. 자신에게 큰 웃음과 배움을 동시에 가져다준 이 ⟪띄어쓰기 경주⟫ (와 ⟪받침 구조대⟫)를 자신처럼 ‘소나 무를 돌 보세요‘ 인지, ’소나무를 돌보세요‘인지 헷갈려 하는 친구들과 깔깔 웃으며 같이 보고 싶다는 우리 집 초딩🎓! 그 어린이의 진심을 이 글에 옮겨와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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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해 주는 멋진 말 스콜라 창작 그림책 74
수전 베르데 지음,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김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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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딛는 내 모든 걸음이 실패와 불가능으로만 향하는 기분이 들 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의 노력이 그저 보잘것없게만 느껴질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는 내 안팎의 가능성에 고개만 내젓고 있을 때. 이렇게 말했던, 저렇게 행동하지 못 했던 자신이 후회되고 원망스러울 때. 내가 나를 믿지도, 아끼지도, 사랑하지도 못 하는 마음이 되려 내 안의 나를 본래의 나보다 비대하게 만들 때. 나 자신과 내 옆의 당신, 함께 하는 우리 모두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 하고 있을 때. 내가 내 모든 사이의 온도와 밀도를 망쳐버리는 사람인 것만 같을 때.


“난 이상해”, “난 문제야”, “그러면 안 돼”, “또 실패야”, “난 못 할 거야”, “난 왜 이럴까”, “다 나 때문이야”… 


바깥의 계절과 날씨와는 상관 없이 내 몸과 마음이 한없이 움츠러드는 모든 순간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런 말 안에 쉽게 가두곤 합니다. 나를 낮추고 작아지게 만드는 말들이 나를 설명하고 표현하고 정의하도록,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런 말 속에 자주 내버려두곤 합니다.


하루 한 번,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보고서 살며시 미소를 지어주는 일. 애써 그 의도를 생각하고 그 의지를 불러오지 않으면 실천하기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스스로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말 한 마디 건네는 일도 마찬가지죠. 못난 나를 향해 모난 말을 던지는 밤은 왜 이리 자주 잦은지요. 지친 몸보다 처진 마음이 더 힘든 밤. 오고야 말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버겁게만 느껴지는 밤. 스스로를 부정하고 비난하고 평가하는 말들로 인해 우리의 마음은 바깥보다 더 춥고 어두워지곤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밤을 ‘멋진 말’로 채우고 비춰줄 그림책, 나에게 해 주는 멋진 말을 만나 조금은 다행인 겨울입니다. 사실 이건, 지난 몇 주를 지난하게 지나온 제 진심입니다.

 

이 그림책의 원제는 Who I am 입니다. 수전 베르데 작가의 섬세하며 다정한 문체, 피터 레이놀즈 작가 특유의 화려한 색감의 그림체로 전달받는 메시지는 명료합니다.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말이 곧 나를 설명하고 표현하고 정의하는 말이 된다는 것. 그러므로 내 안에서 나를 가리는 말을 잠재우고, 나를 알게 하는 말을 발견해 가자는 것.



내게서 나와서 나를 따스하게 감싸고 단단하게 세우는 말. 내 앞에서, 네 곁에서, 세상 안에서 내가 나로 서 있을 수 있도록 나를 지키는 말. “진정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내가 누군지 알게 해주는” 선한 한 마디, 다정한 한 문장을 매일의 나에게 건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의도적으로 의지를 갖고서 나에게 멋진 말을 해 주는 그때만큼은, 스스로를 향해 활짝 웃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한 번은, 그렇게 내가 나를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들려줄 말은 내가 스스로 골라요. 내가 지닌 선한 마음과 내가 해 온 노력을 품은 말을 골라요.”


지금의 나를 긍정하는 . 지금의 나를 응원하는 . 지금의 나를 닮은 . 나에게 주는 멋진 들로 자신을 말하고 만들고 다듬고 가꿔보자 응원하는 친절한 마음이 세상의 모든 색으로 담긴 듯한 그림책과 함께, 오늘의 저는 오늘의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 울었어, 그쳤어, 일어났어.”



**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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