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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 - 집 나간 문장력을 찾아 줄 6가지 글쓰기 비법 우리학교 책 읽는 시간
정혜덕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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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별건가요?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글로 옮기면 되죠. 글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24쪽)
✏️다른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하루를 보내더라도 다른 사람의 하루와 구별되는 나만의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을 찾아내야 해요.(31쪽)
✏️바쁨이 미덕이 된 삶을 살면 실용적인 생각만 살아남아요. 돈이 안 되는 일에 애쓸 필요 없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습니다. 그런 압력에 눌리면 글을 쓸 수 없어요. 내 마음속에서 아직 언어의 옷을 입지 않고 덩어리로 뭉쳐 있는 생각과 고여 있는 감정을 천천히 풀어내기 위해서는 분주한 삶에 환기구를 뚫어야 합니다. 바쁜 가운데 아낀 시간을 헐어서 한 문장씩 적어 나가는 순간은 가장 무용한 동시에 유용한 시간이 됩니다.(92쪽)
✏️'내 인생은 평범해서 남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두 사람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까지 같을 수는 없으니까요.(128쪽)
✏️글에는 쓰는 사람이 담길 수밖에 없어서, 좋은 걸 다 주워 담아 글쓰기 종합 선물 세트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내게 없는 것은 내 글에 담기지 않아요. 그저 나답게 쓰면서 나만의 길을 찾아갈 뿐이죠.(161-162쪽)

입시 성적 반영이 끝난 고3 2학기는 항상 고민이 된다.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는 아이들, 그래서 무엇을 준비해가도 원맨쇼가 되어버려 안타깝기도, 속상하기도 한 수업 시간. 내 작고 귀여운 자존감을 지켜주려면 뭐든 해야 한다! 올해는 그 노력으로 글쓰기 수행평가를 기획했다. (내가 만나본) 요즘 아이들은 읽고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특히 교사에게 제출하기 위한 글을 쓸 때에는 막막함이 큰 벽을 이루어 아이들의 생각을 막는다. 그걸 알면서도 글쓰기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내가 아이들에게는 악독한(?) 선생님이겠지만, 부담없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손으로 풀어내는 경험을 갖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10분 동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어진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글쓰기 수행평가를 진행하며 100여개의 반응을 마주했다. 이 활동이 너무 즐거워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는 학생도, 매번 주어진 시간 동안 좌절한 표정으로 앉아 결국 백지를 내고 마는 학생도 있다. 그래도 글쓰기 시간이 쌓여갈수록 '이제 이쯤이야' 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활동지를 내는 아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아이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나와의 수업이 그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한다.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정혜덕 작가님의 '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를 읽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니 몇몇 학생이 책 제목을 보곤 "어? 선생님, 완전 우리인데요?"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혜덕 작가님은 특유의 친절한 말씨로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 아님을 반복해서 전달하고, 보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는지 비법을 전수한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책 읽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에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와 친숙해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낼 줄 알면 좋겠다. 정혜덕 작가님의 '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가 많이 읽혀서 이런 내 바람이 조금이라도 이루어진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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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원 -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37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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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리의정원 #김지현 #사계절출판사

🌿그리고 아까 상담 선생님이 나한테 혹시 동물을 무서워하냐고 물었거든. 근데 그럴 리가 없잖아. 당연한 얘기를 왜 물어볼까 싶었지만, 사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남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내가 아끼는 것을 남들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 어딘가에 구멍이 나는 느낌이야.(76쪽)
🌿14. 탕수육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안 친한 사람들과도 식사를 해야 한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중국집에 주문을 하면서 탕수육이라도 하나 끼워 넣으면 벌써부터 피곤해진다. 탕수육 자체가 싫은 것과는 다르다. '부먹'이네, '찍먹'이네, 한 끼 식사에도 편을 가르고 언성을 높이면서 주접을 떠는 게 꼴 보기 싫은 거다. 민트초코 논쟁도 비슷한 이유로 지겹다. 누가 '민초단'이든 아니든 그게 어쨌단 말인가. 그게 그 사람에 대해서 도대체 무엇을 더 설명해 준다는 거지?(116-117쪽)
🌿"선택의 기준이 반드시 같을 순 없겠지. 그렇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된 거야."(149쪽)
🌿우리는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된다는 건 나보다 먼저 산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어른이 될지는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니,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니. 그것만큼 다행인 사실이 또 있을까?(151쪽)
🌿선생님은 내가 어떤 말을 할 때, 단 한 번도 내 눈이 아닌 다른 곳을 쳐다본 적이 없어. 어른이 된다는 건 쓸데없는 데 힘을 들이거나 애쓰지 않는다는 뜻일까? 내가 최근에 만난 어른들은 전부 그랬거든. 다 아는 척, 성숙한 척하려고 그에 걸맞은 말이나 표정을 꾸며 내지 않아. 어쩌면 나는 진짜 친구, 진짜 어른, 진짜 사람들을 처음 만나 본 건지도 모르지.(154쪽)
🌿알고 보면 내 삶에서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나를 아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나는 자주 잊고 만다. 왜 그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걸까?(170쪽)

정원이 같은 학생은, 사람에 따라 신중하다고 평하기도 하고 답답하다고 평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일은 너무도 흔하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 대한 평을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반복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는 않다.
'우리의 정원'을 읽으며 느꼈던 이런 생각을, 며칠 전 일어난 비극적 참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또 하게 되었다. 비난과 혐오가 너무도 쉬운 세상. 다른 이들의 삶을 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정원의 성장을, 우리 모두의 성장을 응원하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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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좀 빌려줘 사계절 1318 문고 136
이필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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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지우개좀빌려줘 #이필원 #사계절출판사

채광 좋은 카페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단숨에 읽어낸 책. 읽은 지가 한참인데 뒤늦게 후기를 남긴다.
사계절 출판사 교사서평단 을 하면서 연속으로 단편 소설집을 세권이나 읽다보니 집중도가 조금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감안하여 생각해보면 이 소설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은 기발하면서도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는 책이었던 것 같다.
나는 특히 '안녕히 오세요'가 마음에 들었다.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로의 이주라는 상상력에 덧붙여 약간은 기괴하기도 한 결말이 재밌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중학생 수준의 아이들과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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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상담실 - 정신과 전문의 반유화가 들려주는 나를 돌보는 법
반유화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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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침대에서 한파트씩 가볍게 읽기 좋은 책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여성학협동과정 석사를 수료한 반유화 작가님이 쓰셨다.
그날그날 목차를 펴놓고 제목 마음에 드는 파트를 읽었고, 총 15개의 상담내용 중 와닿았던 파트는 ....
와닿았던 파트의 제목을 적다보니, 나의 내밀한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지울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몇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한다. 첫 방문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몸의 증상들 때문이었다. 완전히 자발적인 방문이라고는 할 수 없기에 부담되고 긴장되고 거북했다. 하지만 첫 상담을 끝나고 나온 뒤부터 커다란 거부감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30-40분간 내 말에만 집중해주는 의사 선생님을 앞에 두고, 속에 있는 어떤 말이든 쏟아내고 나오면(물론 나는 성격상 의사 선생님께도 끝끝내 하지 않은 말이 많지만), 많은 것들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나의 말에 가벼운 반응 정도를 보이는 게 다였는데, 그 반응이 결국은 내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나를 이끌었다.
좀 더 가까운 곳에, 좀 더 목소리를 들려주는(의견,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의사 선생님을 찾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언니의 상담실은 새로운 의사 선생님을 만난 느낌이었다. 내가 상담을 받는 선생님은 주로 이야기를 끌어내어 듣는 쪽이었다면, 이 책은 내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선생님이었다. 구어체로 서술되어, 실제로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드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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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파트마다 그 고민에 어울리는(?) 책 한 권, 영화 한 편, 노래 한 곡을 추천해주는 게 정말 좋았다. 이렇게 또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잔뜩 늘었다.

스위치창비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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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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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을 겪은 주인공 유리가, 3개월여 동안 자신의 주변을 기록한 일기장을 엿보는 기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이 아니기에, 자세한 설명 없이 그들과 나 사이에 셀로판지 한 장 끼워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다 할 큰 사건 사고도 없이 흘러가는 일상. 나는 모르는, 그들 사이에 공유된 어떤 기억과 연대. 그 사이에 끼고 싶어 안달이 난대도 이렇다 할 방법은 없다. 그저 나의 '그 일'을 억지로 끼워맞춰 상상할 뿐.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그 일'을 억지로 끼워넣은 순간부터 그들에게 위로받고 연대받는 느낌이었다. 말 못할 고민에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소설이다.

현대문학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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