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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난 어떤 엄마야? - 내 아이 성장을 위한 엄마의 감정 코칭
박현정 지음 / 설렘(SEOLREM) / 2024년 4월
평점 :
아이에게 궁금했다.
과연 나란 사람은 너에게 어떤 존재인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너로 인해 엄마가 되었고 너를 먹이고 놀아주고 가르치며 이 세상의 한 부분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지난 시간도,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에서도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주고 싶을텐데 과연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지금까지는 아무 생각 없었다. 그저 주어지는 삶의 과제들과 과정들을 무탈하게 넘기는 것에 바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 큰아이의 사춘기가 시작되고 한 사람으로서의 인격이라는 것이 만들어 지려고 하니 하나인줄 알았던 우리는 하나가 아니었음을 깨달았었다. 너무 속상했고 하늘이 노랗게 보이며 답을 모르겠다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었다. 안다. 어른이 되려고 그러는 거. 많은 육아서와 동영상 교육을 들었고 읽었고 배웠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 어떤 사이가 여전히 우리를 예전같지 않다라고 느끼게 만들었다. 어쩌면 머리로만 이해했을 뿐 내 마음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위로 받고 싶었고 괜찮노라고 별 일 없을거라는 진심어린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물어보질 못했다. 답답했었다.
이즈음 나는 이런 꽉 막힌 마음으로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을 보며 내게 물었다. 답하지 못했다. 수학 문제처럼 답이 있긴 한걸까?
저자인 박현정 선배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책은 잘하기 위한 '육아참고서'가 아닌 '성장체험서'라고 말했다. 교육을 전공한 사람도 이렇게 실수도 하고 자책하며 누구나 그러듯이 아이를 키워가는 거라고. '아,그랬구나'하며 스스로 던진 질문에 조용히 답을 찾아가는 거라고.
그래서 그런지 마치 누군가의 육아일기를 보는 듯 했다. 편안했고 억지로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내 지난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맞춰 보고 비교해보며 '그랬었지....', '그렇게 되겠구나.'를 느꼈다. 좀 여유로워지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가 마무리 될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질문들에 대한 나의 답을 생각해 보았다.
어려운 것도 있었고 너무나 쉬운 답도 있었다.
책의 내용은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고 키우는 과정에 따라 채워져 있다.
내 아이의 어린 시절과 내가 느꼈던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지금 부모가 된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도 있었다.
내게 부모님은 어떤 존재인건지 또 나는 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지금의 내 모습이 객관적으로는 별스럽지 않을 수 있으나 내가 가진 거의 모든 것들은 그분들에게서 온 것이거나 그분들을 바탕으로 내것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삶의 이정표가 아닌 상징적인 그 무엇의 이상의 의미를 늘 주시는 분들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너희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는 어디쯤 온걸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계속 들었다.
단지 지금 이 순간 나와 너의 의견이 다르다고 다그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만드는 너의 미래는 무조건 다 빛나는 것일까?
부모됨의 어려움과 자리의 막중함을 또 한번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그제서야 남편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엄마가 되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나 혼자 되는 것이 아니었는데 ㅎㅎ 늘 그림자처럼 옆에서 때로는 뒤에서 함께 해주고 있는 나의 또 다른 나를 책의 마지막에 와서야 생각이 났다니... 제일 먼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서 웃음이 났다. 생각해보면 아이들 때문에 울고 웃었던 그 많은 시간들 속에 그와 함께 있었다. 육아의 완벽한 정답만 찾으려 하다보니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또 하나 깨닫게 된 것이다.
남편뿐만이 아닌 '나와 너와 너희들과 함께 하는 우리'라는 것을 잊은 채 엉뚱한 답을 찾고 있었던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답을 찾으려고 읽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명쾌한 답은 없었다. 내 상황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내 마음이 평안해졌고 조금은 부담감을 내려놓고 아이들 곁에 언제나 늘 그랬던것 처럼 항상 그자리에 있어줄 힘이 생겼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키우며 또 다시 이런 마음앓이를 하지 않겠노라 할 수는 없겠지만 몇 번의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그땐 더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말 할수는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출판사 설렘에서 제공 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