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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름들 - 세계현대작가선 11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 문학세계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책방에 갈 기회가 적어졌고 내가 고르는 책에 대해 신뢰감도 생기지 않았던 차였습니다.
그러다 이곳 저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그들이 재밌게 읽었다던 책들을 섭렵하는 것이 내 도서 선택 방법이 되었죠.
어느 것이 좋은 도서 선택 방법일지 모르나 큰 낭패감을 본 적 없고, 매우 유익했으니 당분간 내 도서 선택 방법은 현상유지를 할 셈입니다.
중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참 많은 책을 접했습니다. 물론 내 기준에서 말이죠.^^ 벽지에서 자란 나는 여름엔 물속에서 살았고, 겨울엔 얼음판에서 미끄럼질이나 하며 살았으니 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죠. 접해본 책이라곤 고작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단 한 권 정도였나? 아, 집에서 뒹굴던 나달나달했던 식물도감은 참 많이도 봤습니다.
중학교 1학년 겨울 방학인지, 그 이듬해 봄인지..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제르뜨류는 거기 나오는 눈먼 소녀의 이름입니다. 나는 단박에 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싶어졌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내 친구이자, 분신이자.. 뭐 그랬습니다.
얼마 전 엔씽크님이 감명깊게 읽었다던 주제 사라마구의 '모든 이름들'을 읽었습니다. 포루투칼 출신의 노벨문학상수상자라는데 나는 금시초문이었죠 뭐, 알았던들 그 사람 책을 선택하는데도 별 보탬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쥬제’입니다. 일단 색다른 이름이 맘에 들었죠. 그리고 쥬제씨의 외로운 인생과 그의 집착과 색다른 상상력이 제르뜨류에게 반했던 그 시절처럼 또 쥬제씨가 좋아졌습니다.
심리묘사가 리얼해서 무척 재밌는데... 이런 쥬제씨를 보면서 눈물이 찔끔 찔끔 나기도 했습니다. 근데 그게 마냥 재밌어서 그랬는지, 아님 슬퍼서 그랬는지 잘 분간이 안 갑니다..
이제는 쥬제씨에게 내 비밀 얘길 털어놓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