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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욕탕 ㅣ 상상그림책 5
구사카 미나코 지음, 기타무라 유카 그림, 황진희 옮김 / 옐로스톤 / 2024년 3월
평점 :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눈이 휘둥그레질 고양이 그림책을 소개하고 싶다.
고양이를 잘 알고 있다면 단어 하나하나 그리고 장면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 섬세하지 싶을 것이다. 고양이의 특성,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글에 잘 녹여냈다.
이 목욕탕은 고양이만 입장할 수 있는 목욕탕이다. 여느 목욕탕처럼 탕에 들어가기 전 씻어야 하고, 발톱은 감추고 들어가야 한다. 헤엄치기나 다이빙은 당연히 가능하고 가장 인기 있는 탕은 개다래나무 탕이다.
이 목욕탕의 특별한 자랑거리는 큰 탕이다. 넓고 물 온도도 미지근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것을 싫어하는 고양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여러 종류의 탕이 있지만 또 하나의 인기 탕은 캣타워 탕이다. 고양이들이 길게 줄을 지어 다이빙을 즐긴다.
가장 인기있다는 개다래나무 탕은 어떤 탕일까?
개다래나무는 덩굴로 자라는 다래나무과의 식물인데, 개다래나무에 들어있는 '액티니딘' 성분이 고양이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마따따비'라고 불리우고 있다.
고양이들은 이렇게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개다래나무 탕에서 쉼을 얻고, 개다래나무로 만든 스틱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개다래나무 간식을 즐긴다.
코로나 이후로 목욕탕을 이용하는 게 어려워졌고, 많은 곳이 문을 닫기도 했지만 이전에는 사람도 피로회복과 근육이완이 필요할 땐 목욕탕, 사우나를 이용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속에서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확 풀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주인이 알기 전 집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에 대리만족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림에서 드러나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정말 리얼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글을 쓴 구사카 미나코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동화작가로 다양한 작품을 창작했고, 실제로 고양이 집사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린 기타무라 유카도 국내에 번역된 다양한 작품들의 그림을 그린 작가로 시골에서 정원을 가꾸며 지낸다고 한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바깥 생활이 힘들 때면 언제든 고양이 목욕탕에 오라는 책 말미의 문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말로 그런 목욕탕이 있다면 얼른 달려가고 싶다. 나를 위해 미지근한 물을 받아놓고 기다려주는 그런 곳을 소개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