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장르〉 시리즈의 일곱 번째, 김동식 작가의 『악마대학교』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 2024년 9월호에 실린 작품을 개작한 『악마대학교』는, 『회색 인간』으로 ‘초단편소설’ 붐을 일으키며 30만 독자를 열광시킨 김동식 작가의 첫 중편소설이다.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각각 사랑과 돈, 영생이라는 키워드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수법’을 연구하는 세 대학생 악마의 실험을 그려낸다.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금,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서는 악마가 오히려 “인간을 닮아가야 한다는 역설”(박인성)을 제시하며 우리가 지금껏 긍정해온 ‘인간성’이 과대평가된 것은 아니었을지 되묻는다.
데뷔 이후 1,000여 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이어온 7년, 그 성찰은 『악마대학교』에 와서 중편소설에 이를 만큼 깊어지며, 이 작품을 쓰면서 “‘악마’란 존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을 예감했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김동식 월드’의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 인간은 대단히 어리석은 동시에, 대단히 어리석기 때문에 다시 그보다는 더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 인간성이란 결국 양면성과 불완전함을 의미하며, 인간은 여전히 스스로를 발견할 기회를 가진다. 그것이 『악마대학교』에서 어리석은 인간을 목격하는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인간 자신을 가장 큰 선으로 이끌면서 동시에 가장 거대한 악으로 떨어뜨리는 것 역시 인간이다.
어느 날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대학생’ 태그가 붙어 있는 악마도 신선하지 않을까? 지옥에 악마대학교가 존재하고, 거기 다니는 대학생 악마들이 존재한다면? 전공이 있고 수업이 있고 학점이 있다면? (……) 이런 생각 끝에 처음 쓴 장면이 바로 주인공 악마 ‘벨’이 허둥지둥 강의실에 지각하는 장면입니다. 『악마대학교』의 모든 이야기는 그 한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