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얼마쯤씩만 있는 것 같은 ‘종종’으로 자신을 설명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 어떤 사람이 ‘주머니’ 속에 숨긴 걸 절대 알 수 없지만 주머니가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소설가. 기다릴 일이 있다는 점에서 ‘변심’을 좋아한다. 이를 느리게 더듬어볼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좋은 질문과 대답을 갖고 끝내주는 ‘대화’를 하고 싶지만 ‘실망’했다는 말을 듣는 건 무섭다. 막상 무섭다고 쓰니 생각보다 덜 무서워하는 것 같지만 그걸 확인하고자 그 말을 듣고 싶은 건 아니다. 소설집 《나주에 대하여》, 연작소설집 《공룡의 이동 경로》, 장편소설 《동경》, 단편소설 《개구리가 되고 싶어》 등이 있다.

영화 평론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남도영화제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았고, 극장?미디어센터를 오가며 영화 비평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아카입』의 책임 기획 및 필자를 맡았고 하마구치 류스케의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 한국어판에 평설을 썼으며 『영화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에 공저로 참여했다. 비평 워크숍 플로모션(flowmotion)을 운영중이다.

소설가. 2023년 문학 웹진 『림LIM』에 「농부의 피」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을 출간했다. 2025년 「슬픈 마음 있는 사람」으로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번역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과 불문학을 공부했다. 영어와 프랑스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창공의 빛을 따라』 『리스펙토르의 시간』 『제자리에 있다는 것』 『루소의 식물학 강의』 『다가올 사랑의 말들』 『자살의 연구』(공역) 등이 있다.
겨울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앤솔러지. 빛과 볕, 흐름과 소리를 손에 쥐고 건너는 시간의 기록. 사계절 중 하나이자, 가혹한 시기의 비유인 겨울. 우리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마음의 문을 꼭 닫아건 채로 이 시기를 살아낸다. 그렇게 하면 고통에 무뎌질 수 있다는 듯이. 하지만 얼어붙어 있는 사이, 어쩌면 기쁨에조차 둔감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살아 있는 마음은 이 겨울을 버티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그 끝을 향해 나아가보자고 속삭인다.
『겨울 연습―빛, 볕, 흐름, 소리』는 저마다의 겨울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앤솔러지로, 혹독한 시간을 건너가기 위한 상징적 방법들을 담고자 했다. 소설가 김화진과 정기현의 단편소설, 영화 평론가 정지혜와 번역가 황은주의 에세이를 통해 환한 빛과 따뜻한 볕, 또 얼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는 흐름과 소리에 대한 감각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겨울을 겪고 있는 누군가가 이 책과 함께 그 시기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