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프랑스 페미니즘의 대표적 인물로 거론되는 엘렌 식수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영문학 연구자이다. 1937년 알제리 오랑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바칼로레아 취득 후 프랑스에서 고등 교육을 받았다. 1967년 허구의 형식 안에서 사유를 탐색하는 글쓰기를 구현한 소설집 『신의 이름』으로 문학계에 데뷔했고, 1968년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뱅센실험대학(파리8대학)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그곳의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1974년 파리8대학에 유럽 최초의 여성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여성학 박사 학위 과정을 도입했다. 1975년에 발표한 에세이 「메두사의 웃음」으로 뤼스 이리가레, 쥘리아 크리스테바 등과 함께 ‘여성적 글쓰기’의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80편 이상의 픽션과 에세이, 희곡, 논문 등을 저술하며 집필 활동을 왕성히 이어 가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파리8대학에서 아니 에르노, 엘렌 식수, 샹탈 아케르만의 애도하는 글쓰기에 관한 박사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는 엘렌 식수의 『아야이! 문학의 비명』과 샹탈 아케르만의 『브뤼셀의 한 가족』이 있다. 현재 인천대학교에 재직하며 저술 및 번역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작가. 문학, 문화이론,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고 여성적 글쓰기와 다양한 여성 서사에 관한 개인 연구 및 예술수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장르간 협업과 강의,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튼 연필』, 『100세 수업』, 『짐승일기』, 『술래 바꾸기』, 『마지네일리아의 거주자』등을 썼다.
‘여성적 글쓰기’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고전이자 페미니즘 제2물결의 아이콘 엘렌 식수의 대표작 『메두사의 웃음』이 프랑스 출간 51년, 한국어판 출판 22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저 난해하다는 평가와 오해를 받는 동시에, 읽고 쓰고 창작하는 여성들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이처럼 찬사와 오명이 엇갈리는, 여전히 논쟁적인 텍스트를 불문학 연구자 이혜인의 새로운 번역으로, 새로운 디자인과 만듦새로 선보인다.
엘렌 식수는 이 책에서 메두사 신화를 재전유해 메두사에게 새로운 의미와 위상을 부여한다. 메두사는 더 이상 두려움의 표상이 아니라 스스로를 되찾은 여성의 이미지다. 남성이 두려워한 여성의 얼굴이 ‘여성의 웃음’으로 바뀌고, 바라보면 죽는다는 저주는 여성이 스스로 바라봄으로써 돌파되고, 말 없는 괴물은 “자기 몸을 되찾”아 말하고 글 쓰는 여성, 즉 여성적 글쓰기의 주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