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비평가 전성욱의 다섯 번째 비평집. 『취약함의 정신사, 숭고함의 서사들』은 아시아라는 상상의 지리를 매개로 한국의 현대 지성사를 탐구한 작업이다. 이어령, 김용운, 김윤식, 조동일, 김지하, 최원식, 백영서 등 한국의 포스트식민 남성 엘리트들은, 그 식민주의의 트라우마가 남긴 정신사적 결여를 메우기 위하여 막대한 담론의 서사를 구축해야만 했다.
그러나 가부장적 근대화가 남긴 상처는, 그들이 소망하고 추구했던 탈식민의 서사화를 가로막는 깊고도 어두운 심연이었다. 따라서 생태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의 시선을 통해 그 심연을 들여다보면, 한국 현대 지성사의 성취와 문제성은 더 또렷이 드러나게 된다. 곧 이 책은 한국 현대 지성사가 무엇을 욕망했고 무엇을 두려워했는지를 드러내는 하나의 정신사적 지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