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지금 내 가방 안에는 두 사람의 죽음 기록이 들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기록을 통해 그 사람이 지나온 삶을 더듬어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죽음 기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온전한 인생을 드러낼 수 있겠느냐고 말하겠지만, 얇은 죽음 기록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내게는 거의 책 한 권 분량의 무게로 느껴진다.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종결되었는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듯 우리가 자살에 대해 갖고 있는 상식, 즉 죽고 싶어 죽는 것이라거나 즉흥적인 판단의 결과라는 것은 모두 틀린 말이다. 세상에 진정으로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법이다. 죽음의 이유는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찾아야 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품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