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어 교실에서 자진 고립된 채 살아가는 남학생 '나'는 어느 날 병원에 들렀다가 우연히 인기 많고 명랑한 동급생 '사쿠라'의 비밀일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사쿠라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비밀을 공유한 대가로 '나'는 그녀와 잠정적인 친구 계약을 맺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평범한 청춘 로맨스로 보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 화제를 모았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관계를 통해 느끼는 어려움과 기쁨을 마주한 젊은이들의 감정을 면밀하게 묘사하며 삶에 대한 부드러운 메시지를 건네는 이 소설은 2016년 일본 베스트셀러 1위, 서점대상 2위를 포함해 수많은 서점 랭킹에 오르며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되었다. 이번 리커버 특별판은 키치하고도 포근한 그림체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링’의 작품으로, 두 주인공들의 모습과 작품 속 주요 오브제를 아기자기하게 녹여내 찬란했던 청춘의 한 시절을 연상케 한다.

평소 관계 속 애정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말이 "좋아해", "사랑해" 외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던 저에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훨씬 애틋하게 들려왔습니다. 두 사람이 공유한 시간과 추억이 있어야지만 나오는 특별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독자분의 마음을 움직인 소설이기에 이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지길 바라며 등장인물들의 추억, 애정, 애틋함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두 주인공이 흐르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쌓아간 추억들을 바람에 흩날리는 포스터들로 표현해 인물들과 한 프레임에 담았습니다. 함께한 추억은 언제나 둘의 기억에 남아 맴돌며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을 테니까요.

이 표지를 그릴 때 고민이 많던 저를 지탱하고 응원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애정의 표현을 전할 방법을 스미노 요루 작가님의 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독자님들도 이 책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해' 보다 솔직한 말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2014년 고등학생 시절 ‘요루노 야스미’ 라는 필명으로 투고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올린 원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책으로 출간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2016년부터 꾸준히 ‘스무 살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며 젊은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 <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작품은 만화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