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서사, 단단한 플롯, 반전과 아이러니로 평단과 독자를 매혹해온 작가
김영하 3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 단편 16편
김영하 30년을 기념하는 첫번째 책인 『30/3 단편선』은 비교적 최근 묶어낸 소설집의 표제작 「오직 두 사람」부터 1995년 발표한 그의 등단작 「거울에 대한 명상」까지 총 16편의 대표작을 발표 역순으로 편집해 실은 책이다. 644쪽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분량이지만,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고 유머가 깃든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금세 김영하 소설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작가 역시 인간이기에 짧지 않은 30년의 시간 동안 변화를 거쳤다. 『30/3 단편선』은 필연적으로 김영하의 내적 전환을 품고 있다. 애초부터 그의 장점이었던 모두의 허를 찌르는 아이러니와 반전은 그대로 품은 채로 운명이라는 장난에 휘둘리는 인간에 대한 연민은 깊어졌다. 영상을 뒤로 돌리듯, 한 권의 책으로 한 작가가 지나온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한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