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그리핀시문학상 수상 시집. 2015년, 김혜순 시인은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녀는 매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병원을 찾았으나,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세월호의 참상, 그리고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그녀의 고통은 육체에서 벗어나, 어떤 시적인 상태로 급격하게 전이되면서, 말 그대로,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나는 시들을 쓰며 매일 죽고 죽었다. / 하지만 다시 하루하루 일어나게 만든 것도 / 이미지와 리듬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작가의 말 중)
죽음으로 비탄에 빠진 사람들의 연대와 죽음에의 선험적 직관 사이를 오가며 생체험을 넘어선 미학적 시론을 구축해온 시인 김혜순의 죽음 3부작, 『죽음의 자서전』(2016), 『날개 환상통』(2019),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를 한 권으로 묶은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