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전쟁이 진보의 방편이 되기도 했지만 이 책의 입장에선 전혀 아니다. 이성의 진보라는 관점에서, 정의가 이성의 판단 기준이라고 볼 때, 약육강식의 이분법만 남는 전쟁은 정의와 이성을 무위로 돌리는 엄청난 후퇴일 뿐이다.
그의 워바타는 전쟁의 이미지를 아바타로 표현하고 있다. 마치 상형문자 시대 이전의 그림문자처럼 존재 자체로 표의문자가 되는 인체 모형은 전쟁의 폭탄이 되기도 하고 그 폭우를 맞는 과녁이 되기도 하면서 전쟁의 아이러니와 악마적 유혹을 겪는다. 불구가 된다. 그리고 그 불구의 모습이 나 자신의 모습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그런 식으로 이부록은 불편함을 종용한다. 동시에 반전을 시위한다. 이부록의 본문을 가운데 두고 정병규(북플래너)는 워바타의 아바타적 속성에 초점을 맞춰, 강내희(중앙대 영문학과 교수)는 이부록의 수사법에 대해 해석을 달았다. 이부록의 워바타가 말하는 것... | 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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