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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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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이그나츠 어워드 신인상 수상작, 두 10대 소녀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감성적인 드로잉과 컷 구성으로 신선한 만화 연출을 선보이면서도, 이미지에 익숙한 젊은 세대뿐 아니라 광범위한 세대의 문학 독자까지 사로잡을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 작가 틸리 월든은 자전적 요소가 담긴 이 짧은 사랑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를 이해하고, 또 이해받는 일의 소중함을 아름답게 전한다.
미국 작은 마을에 사는 엘리자베스와 레이는 어느 날 학교 연주 연습을 마치고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여느 평범한 10대처럼 어려운 숙제를 물어보기도 하고, 이케아 웹사이트에서 자기 취향대로 방을 꾸며보며 시간을 보낸다. 둘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그 감정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두 사람은 서로 더 가까워질 방법을 몰라 애태우고, 둘의 사이를 주위에 밝힐 수 없음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 나는 게으른 독자여서 원인과 결과를 시간 순서에 맞추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아이 러브 디스 파트』는 마치 카드를 후루룩 섞은 뒤 손에 잡히는 대로 펼쳐놓은 것처럼 시간의 순서도, 원인과 결과도 명확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불친절함이 오히려 나를 이 이야기 속으로 훅 빠져들게 만들었다. 곳곳에 놓여 있는 빈칸에 나의 기억을 채워 넣다 보니 다 읽고 나서는 마치 내 이야기를 그려놓은 만화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징검다리 같은 이야기의 끝에는 10대 시절의 내가 서 있었다. 모든 것을 공유해야만 마음이 편했던, 사소한 것까지 다 알아야 맘이 놓였던 나의 오래전 관계가 떠올랐다. 까맣게 잊고 있던 그 기억이 또다시 사라질까 싶어 한동안 마지막 페이지를 덮지 못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10월 25일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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