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을 막론하고 지도자들의 필독서로 꼽혀온 오긍의 <정관정요>는, 당 태종이 국가 통치의 방향을 모색하고 제왕의 자질을 배양하기 위해 여러 학자.신하들과 상호 문답한 내용을 수록한 교본이다. 국내 작가 나채훈이 소설화한 <정관정요>는 당 태종 이세민의 활약상을 씨줄로, <정관정요>의 내용을 날줄로 삼는다.
군웅들이 천하를 움켜쥐려고 할거하던 수나라 말의 대란시대, 당 태종 이세민은 온갖 난관을 헤치며 당나라의 기초를 튼튼히 쌓고, 위징, 방현령, 두여회, 장손무기 등 뛰어난 문사들과 이정, 이세적, 울지경덕, 진숙보 등 걸출한 무장들의 도움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고 문물을 활짝 꽃피운다.
무(武)와 문(文), 치세와 모략,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의 숙명적 갈등 속에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왕도가 펼쳐지는 가운데,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초점이 측천무후에게로 옮겨 간다. 측천무후가 일개 궁녀로 입궐하여 어떻게 권력의 핵심부에 접근해 가는지, 결국 정관(貞觀)의 대의가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가 생생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