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민규의 장편소설.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1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병살타 등을 기록으로 갖고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청보 핀토스로 매각되기까지 1983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만년 꼴찌였다. 박민규 작가는 이 '삼미 슈퍼스타즈'를 소설의 소재로 삼았다.
등장인물들 역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적 만큼이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일류대학에 진학해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IMF의 여파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주인공, 주인공의 곁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결성하기까지 수많은 조언들을 해준 조성훈, 분식집 주인이 된 직장 동료, 3명의 애인과 7명의 섹스파트너를 갖고 있는 '그녀' 등.
이런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와 만나 색다른 소설적 감흥을 준다. '삼미 슈퍼스타즈'를 둘러싼 화자와 주변인들간의 대화, 아무런 의미도 없고 논리적 연관성도 없어보이는 수사들 속에는 엄혹한 현실에 대한 풍자와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가치를 지켜가려는 이들에 대한 연민이 숨어 있다.
: 대중들에게 휴머니즘을 ‘소설’로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이가 바로 ‘박민규’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도 하나하나 흥미롭고 감동적이지만 책 전반에 깔려 있는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야말로 이 책이 ‘가볍다’는 일부 평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무거운’ 소설보다 더 가슴속 깊이 들어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할 것 같다.
1968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신동엽창작상, 2007년 이효석문학상, 2009년 황순원문학상, 2010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카스테라』(2005), 『더블』(2010)이 있으며, 장편소설 『핑퐁』(2006) 등이 있다.
박민규 (지은이)의 말
결국 나는 작가가 되었다. 늘 마찬가지고, 여전히 대책은 없고, 해마를 키울 돈도 없지만, 늘 그랬듯 기분은 좋다. 태어날 때부터 작가는 아니었지만, 죽을 때까지 작가이고자 한다. 여름이다. 언제나 그랬듯, 맴맴맴.
1할 2푼 5리의 승률로, 나는 살아왔다. 아닌 게 아니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라고도, 나는 말할 수 있다. 함정에 빠져 비교만 않는다면, 꽤나 잘 살아온 인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뭐 어때, 늘 언제나 맴맴맴.
관건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피곤하게 살기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속지 않고 즐겁게 사는 일만이, 우리의 관건이다. 어차피, 지구도 멸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