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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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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7권. 저자가 최초의 공상과학 영화인 [달나라 여행]을 만든 프랑스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에게 바치는 책이다. 1902년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흑백 무성영화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특수효과 기법이 사용되어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그림책에는 무성영화의 개척자인 조르주 멜리에스를 존경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에게 바치는 한 편의 무성영화 같은 이 그림책에는 장면을 바꾸는 데 필요한 짧은 문장 이외에는 글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서커스 천막의 밧줄을 타고 오르는 쥐, 텅 빈 거리, 비를 품고 있는 검은 구름, 뒹구는 낙엽, 음식점 앞의 쓰레기통, 차가운 빗방울… 등, 화면을 가득 채우는 세밀화들을 통해 독자들은 그 시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한 상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서커스와 같은 전통 공연 무대에서 새로운 영상 예술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아가는 190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시설물이나 영화 광고판 같은 그림에서 엿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쓸모없어져 버린 낡아빠진 달의 가치를 알아보는 그림책 속의 신사와 조르주 멜리에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사랑 때문에 어려움에 처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울지라도,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우는 이 그림책에서 쉽사리 눈길을 돌릴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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