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57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소설가 전성태가 제57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당선작 '낚시하는 소녀'는 "우리 언어의 풍부하고 품격 있는 사용도, 시간과 상황과 사건, 인물의 움직임들이 한 치의 낭비 없이 탄탄하고 치밀하게 얽혀 단편소설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소설가 오정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도 함께 수록했다. 김성중의 '머리에 꽃을', 김연수의 '인구가 나다', 박민규의 '로드킬', 이장욱의 '어느 날 욕실에서', 최수철의 '망각의 대가들', 최진영의 '남편', 편혜영의 '개들의 예감' 모두 7편이다. 역대 수상작가의 소설로는 윤대녕의 '통영-홍콩 간', 전경린의 '백합의 벼랑길', 조경란의 '학습의 生'을 실었다.
수상작
전성태 낚시하는 소녀
수상작가 자선작
전성태 이미테이션
수상후보작
김성중 머리에 꽃을
김연수 인구가 나다
박민규 로드킬
이장욱 어느 날 욕실에서
최수철 망각의 대가들
최진영 남편
편혜영 개들의 예감
: 아무리 빼어난 문장이나 묘사도 서사적 이야기가 뒤를 받치지 않으면 가슴에 남는 것이 없어 독후감이 허전할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마나한 소리지만 내남없이 그렇다고 믿는다.
하여 전성태의 「낚시하는 소녀」가 아주아주 반가웠다. 장면 장면을 적절히 에두르고 절제하여 독자에게 잔잔히 전달했다. 가슴을 꽝 치도록 뻐근한 감동에 모처럼 푹 젖었다.
: 전성태 씨의 「낚시하는 소녀」가 천형처럼 짊어진 모녀의 비극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가 가슴 시린 비극이 아니라 아름다운 동화처럼 훈훈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외 군상을 대하는 작가의 따스한 눈길에 힘입은 덕분일 것이다. 감상을 철저히 배제한, 절제미 돋보이는 간결체 문장이 소재의 비극성을 오히려 서정성으로 치환하는 작업에 생색나게 일조하고 있다. 이를테면 동화적 소설과 소설적 동화가 사이좋게 만나 악수하는 형식인 셈이다.
: 예정되어 있는 비극과 파국을 향해 가는 모녀간의 애틋한 사랑과 불안, 막막함을 철저한 묘사로 일관하며 회화적인 기법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은 적막하고 투명하다. (……) 우리 언어의 풍부하고 품격 있는 사용도, 시간과 상황과 사건, 인물의 움직임들이 한 치의 낭비 없이 탄탄하고 치밀하게 얽혀 단편소설의 정수를 맛볼 수 있게 한 점도 이 작가와 작품의 큰 미덕으로 여겨졌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94년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여기는 괜찮아요》, 《두번의 자화상》, 《늑대》, 《국경을 넘는 일》, 《매향(埋香)》, 장편 소설 《여자 이발사》, 산문집 《세상의 큰형들》, 《기타 등등의 문학》, 3인 인권르포집 《길에서 만난 세상》과 어린이 책 《허생전과 열하일기》 등을 썼습니다. 신동엽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무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1968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신동엽창작상, 2007년 이효석문학상, 2009년 황순원문학상, 2010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카스테라』(2005), 『더블』(2010)이 있으며, 장편소설 『핑퐁』(2006) 등이 있다.
2006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원도』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단 한 사람』,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쓰게 될 것』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한겨레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개그맨』, 『국경시장』, 『에디 혹은 애슐리』, 중편소설 『이슬라』, 『두더지 인간』, 장편소설 『화성의 아이』가 있다.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성태 (지은이)의 말
「낚시하는 소녀」는 발표 당시 「매미」연작 중 일부로 발표되었다. 나로서는 특별한 경로로 구상한 소설이다. 지난여름 언론에「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이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영화 「매미소리」가 언급된 바 있다. 이 작품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이충렬 감독이 갑작스레 뇌종양으로 쓰러졌다. (……) 그는 전작 「워낭소리」에서 담아낸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은유를 극영화 「매미소리」를 통해 심화시켜보고 싶어했다. 죽음을 딛고 삶을 이야기하기. 나는 그 영화의 원작이 될 소설을 기꺼이 쓰기로 했다. 그와 남도로 여행을 다니며 작품을 구상했다. 우리는 죽음의 풍경을 배회하면서 삶의 기미를 읽어내려고 하였다. 작품에 담고 싶은 메시지, 이미지, 미감을 우리는 구체적으로 그려나갔다. (……) 초고로 남은, 불만스런 소설을 들여다보며 이 이야기가 다시 씌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감독이 돌연 허약한 소설 속으로 뛰어들었지 않은가. 그것은 몹시 둔중해서 기왕의 문장들이 견뎌내지 못했다. 우리가 죽음 곁으로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서지 않았나, 자책했다. 정말 그런가, 확인하고 싶어 남도로 나선 길에 수상 소식을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