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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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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회사 경영자, 승려로 이채로운 삶을 살아온 누마타 마호카루가 쉰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발표한 첫 소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제5회 호러 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하며 일본 추리소설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호러 서스펜스 상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치오 슈스케, 혼다 테츠야 등 쟁쟁한 실력파 작가들을 배출했는데 이 작품은 그 역대 수상작들 중에서도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여자가 있다. 이름은 사치코, 나이는 마흔하나. 8년 전 정신과 의사인 남편 유이치로와 이혼하고 지금은 고3 아들 후미히코와 단둘이 살고 있다. 겉으로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지독한 욕망이 들끓고 있었다. 전남편과 다시 하나가 되고 싶다는 욕망은 전남편의 현재 부인인 아사미가 재혼하면서 데리고 온 딸의 남자친구와 육체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채우고 있다. 또 다른 여자가 있다. 이름은 아사미. 주인공 '나(사치코)'의 표현을 빌리자면 '남자를 광견으로 만드는 여자, 스스로 만들어낸 광견의 이빨에 수없이 자신의 몸을 물어뜯기는 여자, 광견이 되지 않으면 치유하는 자가 되어 부둥켜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여자'다. 그녀는 스스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위 남자들을 자신에게 끌어들이고 인생을 통째로 바치게 만드는 능력의 소유자다. 어느 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 사치코의 아들이 실종되면서 두 여자의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마침내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두 여자의 오랜 악연과 등장인물들의 은밀한 비밀들. 이로 인해 이야기는 한없이 복잡해지면서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추악한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사라진 날 : 몇 장면에서 말 그대로 쫙 소름이 돋았다. ‘리얼’을 그리면서도 작가의 시선은 현실의 인력권을 벗어난 ‘저편’으로 가있는 것 같다. 그것이야말로 ‘호러 성이 풍부한 장편소설’의 수작이다. : 이 소설에 압도되었다. 작가는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라는 것을 주저함 없이 사뿐히 뛰어넘는다. 그리고 농밀한 인간관계를 그려간다. : 문장력으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소설이라는 것은 문장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했다. 머리로 읽기보다 피부로 읽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 평범한 일상 속에 꿈틀거리는 인간의 애증과 광기. 오싹한 공포를 그려낸 대작. : 아들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불안과 초조, 공포가 현실감 있게 묘사되어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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