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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의 류시화 시인이 15년의 긴 침묵 후에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오랜 시간 시 발표와는 거리를 둔 채 명상서적을 번역 소개하거나 변함없이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지내 온 시인의 신작 시집이라 더 반갑다. 그동안 쓴 350여 편의 시 중에서 56편을 이번 시집으로 엮었다. 시 '옹이' 외에는 모두 미발표작이다.

시집 출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시인은 짧은 서문에서 말한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번 시집에는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 준다. 독특한 시적 감성과 상상력이 빛을 발하며 다가온다. 세계가 한 권의 시집이라면 시는 감정, 풍경, 기억이 담긴 상자이다. 상처와 꽃이 그 안에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를 강하게 껴안는 때가 그때이다.

바람의 찻집에서 10 / 옹이 12 / 돌 속의 별 13 / 소면 14 /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17 / 반딧불이 22 / 낙타의 생 24 / 꽃 피었던 자리 어디였나 더듬어 본다 25 / 어머니 26 / 옛 수첩에는 아직 28 / 내가 아는 그는 31 /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32 / 모란의 연緣 34 / 늙은 개와의 하루 36 / 얼음 연못 39 / 시골에서의 한 달 40 / 오늘처럼 내 손이 43 / 직박구리의 죽음 44 / 완전한 사랑 47 / 첫사랑의 강 48 / 당나귀 50 / 다르질링에서 온 편지 53 / 보리 54 / 태양의 불꽃을 지나온 57 / 오월 붓꽃 58 /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61 / 자화상 62 / 두 번째 시집에 싣지 않은 시 65 / 물돌에 대한 명상 66 / 화양연화 68 / 언 연못 모서리에 봄물 들 때쯤 70 / 얼음 나무 72 / 바르도에서 걸려 온 수신자 부담 전화 74 / 제 안에 유폐시켰던 꽃 꺼내듯이 78 / 살아 있는 것 아프다 79 / 잠 80 / 그들은 돌아올 것이다 82 / 그는 좋은 사람이다 84 /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 86 / 홍차 89 / 곰의 방문 92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94 / 나는 정원에 누워 있었다 96 / 다시 찾아온 구월의 이틀 98 / 일곱 편의 하이쿠 101 / 되새 떼를 생각한다 104 / 꽃잎 하나가 날려도 봄이 줄어든다 106 / 눈송이의 육각 결정체를 만든 손이 108 /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110 / 불혹에 112 / 파문의 이유 114 / 달개비가 별의 귀에 대고 한 말 116 /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118 /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120 / 순록으로 기억하다 123 / 모로 돌아누우며 귓속에 담긴 별들 쏟아 내다 124

작품 해설 | 사물들은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이홍섭)

이문재 (시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우리는 시가 더 필요하다. 풀과 나무, 새와 벌레, 달과 별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가 더 많아야 한다. 내가 나를, 내가 너를 만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와 더 가까워져야 한다. 시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외로워졌다. 시가 부족해지면서 가난해졌다. 시를 멀리하면서 작아졌다.
시인 류시화가 1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돌’과 ‘꽃’의 대화이다. 꽃에게 손을 내미는 돌, 돌에게 말을 거는 꽃. 돌과 꽃이 지구별의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미 시인이다. “새의 폐 속에 들어갔던 공기가 내 폐에 들어온다”는 사태를 수용한다면, 우리의 삶은 이미 시다.
류시화의 시는 ‘감응의 시’다. 그의 감응은 대상을 끌어안으면서 공감과 연대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이 과정에서 “큰 순환에 자신을 내맡기는 기술”을 터득한다. 그의 시는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거대한 세탁’을 하면서 폭력에 바탕 한 산업문명을 전복시킨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 뭇 생명의 아픔을 이해하는 시적 감수성을 회복한다면, 오늘의 ‘나’는 분명 어제와는 다를 것이다.
류시화의 시는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하는 한 개의 기쁨”이다. ‘한 개의 슬픔’이 ‘천 개의 기쁨’을 앗아 가는 외롭고 가난하고 어두운 시절, 여기 류시화가 돌과 꽃에 새긴 기도문이 있다. 두근거리는 시의 세계가 여기 있다. 잊지 말자. 우리는 모두 시인이었다. 그래서 시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우리는 시가 더 필요하다.
: 우리가 시를 읽으면서 알 수 없는 설렘과 감동, 그리고 나만의 고독에 빠지는 것은 일종의 ‘치유 과정’이자 ‘정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순간적 몰입과 오랜 여운이 이 치유와 정화를 견인한다. 시가 나의 상처이면서 나의 꽃이 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류시화 시인이 오랜만에 세상에 내놓는 이번 시집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할 것이라 믿는다. 오랫동안 숙고한 언어, 명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지혜, 그리고 진솔한 자기 고백이 그 길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수상 :2012년 경희문학상
최근작 :<[큰글자도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큰글자도서]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 총 146종 (모두보기)
소개 :

열림원   
최근작 :<만남>,<림 : 옥구슬 민나>,<나태주의 행복수업>등 총 226종
대표분야 :한국시 7위 (브랜드 지수 201,688점), 에세이 15위 (브랜드 지수 426,089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9위 (브랜드 지수 182,592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