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으로 김훈의 '언니의 폐경'이 선정됐다. 50대 두 자매가 겪는 늙어감, 남편의 떠남, 자식들의 이기심과 배신, 잔잔하지만 분명한 허무감 등을 여동생의 목소리와 시각으로 촘촘하게 교직한 작품이다.
언니는 2년 전 비행기 추락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살고 있다. '나'는 시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딸 연주가 미국 유학을 떠난 뒤,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제안을 받고 혼자 산다. 두 자매에게는 삶의 모든 사건들이 담담하게 지나간다. 그들은 50대 여성으로서 인생의 황혼기를 예민하지만 조용하게 받아들인다.
: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사물과 인간의 심정을 교묘하게 결합시켜 사물을 바라보는 50대 여성의 내면세계를 잔잔하고도 치밀하게 묘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한강 하구의 묘사가 생성과 소멸의 보이지 않는 운동을 연상시키는 것처럼 모든 사물들이 그들의 내면 풍경과 연관되고 있는 점은 이 작품의 탁월한 문학성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아마도 50대 여성의 몸의 변화와 내면을 이처럼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서술한 작가는 남녀를 불문하고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 김치수 (문학평론가)
2019년 조정래문학상, 2015년 채만식문학상, 2015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4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12년 무영문학상, 2005년 오영수문학상, 2004년 현대문학상, 2002년 동인문학상, 2001년 이효석문학상, 2000년 동서문학상, 1997년 한국일보문학상
195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신문』으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황천기담』 『연대기, 괴물』, 장편소설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 등이 있다.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요산문학상> <단재상> 등을 수상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최민식 공저)과 산문집 『왈왈』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수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