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LA 타임스> 논설실장 톰 플레이트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두 시간씩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한 대담과 각자 부인을 동반하고 사적으로 만나 나눈 여섯 차례의 대화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반기문 총장은 2009년 방북 일자까지 확정한 상태에서 북한측 요청으로 회담이 불발된 사연과 2001년 김대중 정권 시절 외교부 차관에서 해임됐을 때의 심정을 비롯해 때론 이코노미 석도 마다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라 긴급 재난국으로 이동, 40시간 뜬눈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업무 수행 현장을 대공개하며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유례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관련 책들이 어린 시절부터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를 다뤘다면, 이 책은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난 이후를 그렸다. ‘세계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로 인간 반기문을 기억하고 있던 독자라면,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24시간 전화 대기 중인 피로와 불면의 직업인 이야기를 반전으로 맞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유엔이라는 조직과 사무총장이라는 직무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근작 :<반기문과의 대화> ,<알럽 스페셜박스 : 자기계발> ,<마하티르와의 대화> … 총 21종 (모두보기) 소개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칼럼니스트로, <타임>, <뉴스데이>, <뉴욕>, <LA 타임스>, CBS에서 활동했다. 아시아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러한 특장점을 살려 김영삼.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 오부치 게이조.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정상들은 물론 로널드 레이건.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존 메이저.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을 인터뷰했다.
<LA 타임스> 논설실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매체에 아시아 정치.언론 관련 칼럼을 기고했으며, 1994년부터 2008년까지 UCLA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대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한편, 미국 내에서 아시아가 중요한 정치외교적 어젠다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왔다. 교토 대학교, 스탠퍼드 대학교, 미군 태평양사령부 등 학교 및 주요 기관에서 아시아와 미국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고 있으며, 정치문화적 배경을 뛰어넘는 언론인 연대를 표방하는 ‘아시아-태평양 언론 네트워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작 : … 총 47종 (모두보기) 소개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했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현재는 번역가로 살고 있다. 주로 인문사회 분야 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드문드문 기독교 책을 번역하기도 한다. 옮긴 책으로는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 《나르시시즘 다시 생각하기》 《공감의 배신》 《책의 책》 《선을 지키는 사회, 선을 넘는 사회》 《신학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등이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
“내가 직접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_반기문
정치적 견해와 개인적 소회를 밝히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하다는 평과 함께, 민감한 질문에 요리조리 빠져나가길 잘한다고 해서 ‘기름장어’라는 별명이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前 <LA 타임스> 논설실장 톰 플레이트와의 대담집 『반기문과의 대화』에서다. 이 책은 반기문 총장과 톰 플레이트가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두 시간씩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한 대담과 각자 부인을 동반하고 사적으로 만나 나눈 여섯 차례의 대화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반기문 총장은 2009년 방북 일자까지 확정한 상태에서 북한측 요청으로 회담이 불발된 사연과 2001년 김대중 정권 시절 외교부 차관에서 해임됐을 때의 심정을 비롯해 때론 이코노미 석도 마다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라 긴급 재난국으로 이동, 40시간 뜬눈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업무 수행 현장을 대공개하며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유례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한 10년의 로드맵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관련 책들이 어린 시절부터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를 다뤘다면, 《반기문과의 대화》는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난 이후를 그렸다. ‘세계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로 인간 반기문을 기억하고 있던 독자라면,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24시간 전화 대기 중인 피로와 불면의 직업인 이야기를 반전으로 맞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유엔이라는 조직과 사무총장이라는 직무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적 자원과 경제력을 가진 국가 지도자와 달리 유엔 사무총장은 오직 도덕적 힘과 권위, 그리고 회의 소집권만 있다. 모든 결정과 자원은 회원국에서 나온다. 분명한 한계 속에서 반기문 총장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이라는 불가능한 꿈을 위해 매일매일의 로드맵을 짜야 하는 치열한 분투의 현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계 일급 외교관 반기문의 면모는 유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를테면, 반인륜적 범죄가 벌어지는 국가에 유엔이 개입해 인권을 보호하는 개념인 보호책임(일명 R2P, Responsibility to Protect)에 대해 회원국들이 그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실행을 위한 제반 작업에는 반대하자 반 총장은 연봉 1달러의 보좌관을 채용해 R2P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166쪽). 그리고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동시 휴전’ 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분주할 때, 그는 ‘동시 휴전’의 프레임을 탈피해 이스라엘의 ‘일방적’ 휴전을 성사시켰다(180쪽). 이후 팔레스타인 진영의 하마스가 휴전 선언을 하기까지 1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뛰어난 외교 수완을 보여준 반기문 총장은 남수단 독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전, 코트디부아르 내전 종식을 이룩한 역사상 가장 능동적인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각광받는 시대, 겸손과 솔선수범의 리더십
임기 초만 해도 반기문 총장은 서구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라고 그를 혹평했고, <뉴스위크>는 2007년 3월호 표지에 반 총장의 얼굴을 싣고 “이 남자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타이틀로 기획기사를 실었다. 2011년 재선에 성공했을 때 그의 연임 소식은 <뉴욕 타임스> 같은 미국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반 총장 자신은 “충격”이었다고 회상한다(129쪽). 언론 플레이에 능숙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카리스마 부족도 문제였다. 이는 유엔 조직 개편에도 큰 걸림돌이 되었다. 기존 유엔 직원들과의 조화가 어려웠다. 그러나 반 총장은 말보다 성과가 먼저이고 솔선수범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카리스마보다 집단의 리더십, 즉 모든 사람의 지지와 합의를 기반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십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그 실천으로 그는 유엔에 여성기구를 최초로 설립, 유엔 사무차장보 이상의 직급에 여성의 비율을 40퍼센트 높이는 등 인적 자원 활용에 있어 모범을 제시했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에게 전권을 주고 실수로 인해 생길 정치적 책임은 모두 자신이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재해를 입었는가? 조심하라! 다음 비행기 편으로 반기문이 간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현장형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로 반 총장은 유엔 조직의 책임감, 효율성, 효과성, 윤리의식이 좋아졌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유엔은 반기문 총장의 리더십에 따라 지구촌의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유엔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기구이며 반기문 총장은 유엔의 중요한 개혁을 이끌어왔다.”_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2011년 6월, 반기문 총장 연임을 지지하는 성명에서)
우리에게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있다
저자인 톰 플레이트는 상임이사국들이 이번 사무총장Secretary-General을 두고 장군general 스타일보다 비서secretary 스타일을 원했다는 주장을 비롯해 “유엔은 미국 외교정책의 유용한 도구”라는 의혹, 5개 상임이사국 체제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콘돌리자 라이스가 대북문제에 능숙하지 못했다는 평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반 총장의 견해를 서슴없이 묻는다.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이 직업이 총장님을 미치게 하지 않습니까?”라든지 “미국인이라면 아마 이혼당하셨을 겁니다!”와 같이 즉흥적이고 익살스러운 언사의 톰 플레이트와 반듯하고 정답 같은 한국인 신사 반기문 총장이 일곱 번의 공식 대담, 여섯 번의 사적인 만남에서 서로 공감하고 맞장구치고 때론 견제하고 긴장하는 길항 과정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이런 과정 끝에 저자 톰 플레이트는 이 책을 이렇게 맺고 있다. “우리에게는 사무총장이 있다. (……) 적어도 우리에게는 유엔 꼭대기에서 일주일에 7일, 하루 24시간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일꾼이 있다. 왠지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는가?” 세계에 분쟁이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고, 오늘도 지구의 환경은 오염되고 있지만, 이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벌이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