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주, 김승일, 박성준, 박진성, 서효인, 오은, 유희경, 이이체, 최정진, 황인찬… 우리 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젊은 시인 10명이 모였다. 이들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생각할까?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시만큼이나 놀라운 것들이 존재할까? 아니면 책상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신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풀어내는 '책상' 이야기를 모았다. 여기에 이들이 갓 지어낸 따끈따끈한 신작 시를 더했고, 시인들의 실제 책상 모습을 '텍스트 실험집단 루'의 동인이기도 한 사진작가 허남준이 사진으로 담아냈다.
'앙팡 테리블'이라 불리는 박성준의 말마따나 요즈음의 젊은 시인들은 "카페에서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흡연실에서 노트북과 씨름"하며 시를 쓰는 경우가 많다. 책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시를 쓰는 젊은 시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좀체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승일 역시 자신의 책상을 촬영하러 온 사진작가에게 "아, 제가 진짜! 이 책상에서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거든요"라며 강변한다. 그럼에도 왜 '책상'이어야만 했을까?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3년 4월 13일자 '새로 나온 책'
수상 :2009년 김수영문학상, 2009년 시작문학상,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최근작 :<나는 광주에 없었다> ,<살아보니 행복은 이렇습니다> ,<일인시위> … 총 64종 (모두보기) 소개 :2006년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 작품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를 올리며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태엽」이 당선되었다. 희곡집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블랙박스』, 『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내 곁엔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 『나비잠』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9), 김수영문학상(2010)을 수상했다.
수상 :2019년 현대문학상,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나와 오기> ,<사진과 시> ,<겨울밤 토끼 걱정> … 총 42종 (모두보기) 소개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이 되었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이다음 봄에 우리는』 『겨울밤 토끼 걱정』과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사진과 시』가 있다. 현대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2019년 대산문학상, 2019년 현대시작품상, 2014년 박인환문학상 최근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햄릿> ,<[큰글자책] 돈과 나와 일> … 총 68종 (모두보기) SNS ://twitter.com/flaneuroh 소개 :시인.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없음의 대명사』, 『나는 이름이 있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 『유에서 유』,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호텔 타셀의 돼지들』,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 『초록을 입고』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쓰기 전에 읽기가, 말하기 전에 듣... 시인.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없음의 대명사』, 『나는 이름이 있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 『유에서 유』,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호텔 타셀의 돼지들』,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 『초록을 입고』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쓰기 전에 읽기가, 말하기 전에 듣기가 있다고 믿는다.
수상 :2018년 천상병시문학상, 2017년 대산문학상, 2011년 김수영문학상 최근작 :<좋음과 싫음 사이> ,<그림책 생활> ,<거기에는 없다> … 총 40종 (모두보기) SNS ://twitter.com/hyonnnnn 소개 :2006년 『시인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여수』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거기에는 없다』, 산문집으로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잘 왔어 우리 딸』 『아무튼, 인기가요』 『그림책 생활』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대산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나는 매번 시 쓰기가 재미있다> ,<인간이 버린 사랑> ,<당신을 헤매다>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1988년 청주에서 태어나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2008년 《현대시》에 <나무 라디오> 외 4편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죽은 눈을 위한 송가》와 《인간이 버린 사랑》이 있으며, 산문집 《당신을 헤매다》가 있다.
수상 :2015년 박인환문학상, 2009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 최근작 :<안녕, 나의 페르소나> ,<일곱 번째 감각-ㅅ> ,<어느 푸른 저녁> … 총 15종 (모두보기) 소개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에서 시,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평론으로 등단했고, 박사학위 논문으로는「일제강점기 저항시의 낭만주의적 경향 연구: 이육사, 윤동주를 중심으로」(2018)가 있다. 시집으로『몰아 쓴 일기』와『잘 모르는 사이』, 합동시집『일곱번째 감 각-ㅅ』을 출간했으며, 공저로는 『한국 현대시의 공간 연구1, 2』,『한국문학사와 동인지 문학』,『윤곤강 문학 연구』,『모던 경성과 전후 서울』,『한국문학사와 동인지 ...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에서 시,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평론으로 등단했고, 박사학위 논문으로는「일제강점기 저항시의 낭만주의적 경향 연구: 이육사, 윤동주를 중심으로」(2018)가 있다. 시집으로『몰아 쓴 일기』와『잘 모르는 사이』, 합동시집『일곱번째 감 각-ㅅ』을 출간했으며, 공저로는 『한국 현대시의 공간 연구1, 2』,『한국문학사와 동인지 문학』,『윤곤강 문학 연구』,『모던 경성과 전후 서울』,『한국문학사와 동인지 문학』,『인공지능과 문학의 미래』등을 출간한 바 있다. 그 밖에 편저로는『구자운 전집』이 있다. 2015년 박인환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24년 천상병시문학상, 2019년 서라벌문학상, 2012년 김수영문학상 최근작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2024 올해의 좋은 시 100선> … 총 54종 (모두보기) 소개 :201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그림책 『내가 예쁘다고?』 『백살이 되면』,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있다. 집에 들인 식물이 너무 많아져서 곤란해하는 중이다.
책상에 엎드려 꾸는 꿈이 가장 달콤하다!
맨눈으로 들여다본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10명의 책상, 그리고 꿈꾸는 청춘
김경주, 김승일, 박성준, 박진성, 서효인, 오은, 유희경, 이이체, 최정진, 황인찬…… 우리 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젊은 시인 10명이 모였다. 이들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생각할까?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시만큼이나 놀라운 것들이 존재할까? 아니면 책상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신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풀어내는 ‘책상’ 이야기를 모았다. 여기에 이들이 갓 지어낸 따끈따끈한 신작 시를 더했고, 시인들의 실제 책상 모습을 ‘텍스트 실험집단 루’의 동인이기도 한 사진작가 허남준이 사진으로 담아냈다.
‘앙팡 테리블’이라 불리는 박성준의 말마따나 요즈음의 젊은 시인들은 “카페에서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흡연실... 책상에 엎드려 꾸는 꿈이 가장 달콤하다!
맨눈으로 들여다본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10명의 책상, 그리고 꿈꾸는 청춘
김경주, 김승일, 박성준, 박진성, 서효인, 오은, 유희경, 이이체, 최정진, 황인찬…… 우리 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젊은 시인 10명이 모였다. 이들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생각할까?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시만큼이나 놀라운 것들이 존재할까? 아니면 책상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신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풀어내는 ‘책상’ 이야기를 모았다. 여기에 이들이 갓 지어낸 따끈따끈한 신작 시를 더했고, 시인들의 실제 책상 모습을 ‘텍스트 실험집단 루’의 동인이기도 한 사진작가 허남준이 사진으로 담아냈다.
‘앙팡 테리블’이라 불리는 박성준의 말마따나 요즈음의 젊은 시인들은 “카페에서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흡연실에서 노트북과 씨름”하며 시를 쓰는 경우가 많다. 책상 앞에 진득하게 앉아 시를 쓰는 젊은 시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좀체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승일 역시 자신의 책상을 촬영하러 온 사진작가에게 “아, 제가 진짜! 이 책상에서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거든요”라며 강변한다. 그럼에도 왜 ‘책상’이어야만 했을까?
책상에서 태어난 젊은 시인들이
감각의 최전선에서 눌러쓴 문장들
김승일의 경우를 좀 더 들여다보면 해답이 있다. 김승일은 우리가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는 낯선 소년의 얼굴로 등장했다. 그의 작품에는 눈에 띄는 잠언이나 특별한 수식이 없지만, 자신의 출생과 성장에 대한 날 선 고백들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도 앞쪽에서는 “책상에서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기억을 더듬고 글을 써나가면서 “책상 앞에 앉아서 쓴 글이 하나 더 있었다. 한 편도 못 썼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고 새롭게 고백하는 것이다. 손쉬운 고백이라고 해서 그것의 진실성이 의심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젊은 시인들이, 나아가서는 우리 시대의 청춘들이 얼마나 고백에 대한 욕구가 강한지(고백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젊은 시인들이 책상을 향해 쏟아내는 거침없는 고백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젊은이들에게 큰 공감과 안도감을 준다. 나아가 가방이나 코트 혹은 잡동사니를 올려두는 공간으로 전락한 책상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묻는다. ‘책상’은 곧 무엇보다 믿을 만한 고해(告解)의 대상이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줄 내밀한 은신처가 되는 것이다.
오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딸린 방에 네 식구가 살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 역시 상(床)에서 시작한다. 단체 손님을 받기 위해 다섯 개의 테이블을 붙여 만든 레스토랑의 3번 테이블에서는 모로 누워 구르기도 하고, 펄쩍펄쩍 뛰어오르기도 한다. 7번 테이블에서는 주로 낮잠을 잔다. 새로 산 소파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을 지배했던 이 자유로운 상에 대한 이미지는 현재 오은의 방에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오은은 방의 한가운데에 상 하나를 놓아두고 사용한다. 글을 쓰다가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다리가 아프면 잠시 뒤로 드러누울 수도 있다. 구석진 자리에 고정된 책상이 아닌 언제든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이 오은 시의 상상력과 외연을 넓혀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최정진은 이 책에서 “책상은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 유일한 장소”라고 말한다. 사실 책상만큼 아무 곳에나 놓일 수 있는 대상도 드물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 역시 아무 곳에나 책상을 놓아둘 필요가 있다. 구석진 자리에 언제나 자리한 책상이 아닌, 당신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바로 그곳이 ‘진짜’ 당신의 책상이 되는 것이다.
작가도 책상이 싫다?
엎드린 청춘을 응원한다!
김경주는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던 책상’이라는 제목으로 편집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10명의 시인 중 가장 늦게 원고를 보내온 김경주가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던 원고’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경주는 ‘책상에 앉는 것을 정말이지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었다’라는 말로 작가로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그러나 이내 “매일 책상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며 내가 벗어놓은 세계사에 지도를 그리는 꿈을 꾼다. 오로지 내가 벗어놓은 세계사. 그 위에 나 혼자만 누워 있다고 생각될 때 나는 시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산다”고 고백한다. 김경주의 글을 통해 시인의 책상, 작가의 책상이 얼마나 치열한 사고의 전장(戰場)인지 확인할 수 있다. 함께 실린 시인의 사진 역시 사실감을 더해준다.
박성준 역시 조금 다른 의미에서 책상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호소한다. 박성준은 매트리스에 배를 대야 글이 써진다. 실제로 사진작가가 박성준의 책상을 촬영하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초록색 매트리스가 자신의 책상이라고 소개해 사진작가를 적잖이 당황케 한다. 박성준은 주로 침대에 엎드려 시를 쓰고, 이마저도 답답할 때는 모텔을 찾는다. 종종 가는 모텔에 특별히 글이 잘 써지는 침대가 있을 정도다. 홀딱 벗고 침대에 엎드려 첫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를 썼다고 한다. 박성준은 딱딱하고 고정된 책상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오래된 편견을 몸소 깨뜨려 보여준다. 박성준이 침대에 엎드려 써낸 언어들 역시 같은 것을 말한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폼(form)을 유지하는 일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낡은 책상이면 어떻고 얼룩이 선명한 침대면 어떠한가. 어쩌면 무언가에 간절히 엎드려 꾸는 꿈이 가장 달콤할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의 책상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가?
잔뜩 구겨진 원고지 뭉치와 접어둔 자국이 선명한 낡은 책들, 그리고 머리를 움켜쥐며 고뇌하는 시인의 모습…… 이것이 우리가 흔히 ‘시인의 책상’에서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젊은 시인들의 책상은 이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대체로 데스크톱보다는 노트북을 사용하고, 더러는 태블릿 PC로 대신하기도 한다. 아이폰과 아이팟, 그 밖의 스마트 기기들도 자주 보인다. 이이체의 경우처럼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책상도 있었지만, 대개 꼭 필요한 것들만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박진성의 책상에는 손때 묻은 노트와 연필이 놓여 있다. 끊임없이 ‘최초의 책상’을 탐구하는 그의 산문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박진성의 미려한 문장들은 산문과 운문의 경계를 가로지른다. 책상’이라는 물질과 ‘침묵’이라는 관념을 아포리즘 형태의 문장으로 이어놓는다. “사물과 관념의 가역반응”이 일어난다. “글을 쓰는”시인을 책상은 기다린다. 시인도 책상을 기다린다. 박진성의 말을 수락한다면 “도서관에 배치된 책상들”은 책상이 아니다. 침묵이 그러한 것처럼 책상도 “오로지 단 한 사람을 주인으로 갖는다.” 여백과 여백 사이에 놓인 문장들 속에서 우리는 홀연, 자신에게 묻게 될 것이다. 나에게 책상은 어떤 의미인가, 라고 말이다.
박성준의 책상에는 신내림을 받은 큰누나가 있다. 서효인의 책상에는 자발적 은둔자, 몽상적 가장, 문제적 연구자, 신실한 흡연자, 콜센터 김치녀, 그리고 무명(無名)의 당신이 있다. 유희경의 책상에는 새로 구입했다는 스탠드와 책이 몇 권 놓여 있고, 그가 좋아하는 시인의 글씨가 있다. 그가 좋아한다는 시인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그런 것을 유추하는 일은 “무례한 짓”일지도 모른다. 유희경의 말대로 책상에 앉아 “당신을 생각하거나, 구름을 보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네 가지의 행동 말고” “다른 ‘짓’들”을 하는 것은 “무례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희경의 책상에는 자신이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한 경건함이 묻어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청춘들도 자신의 책상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들이 놓여 있는지, 혹은 그곳에 앉아서 무엇을 꿈꾸고 생각했는지, 빛나는 청춘에 무례한 짓을 한 적은 없는지 세심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누구에게나 책상은 있다. 그리고 그곳에 납작하게 엎드려 꾸는 달콤한 꿈이 있다. 여기,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몽상도 간절하면 현실이 된다. 10명의 젊은 시인들이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