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줍음을 초라하거나 열등한 감정으로 여긴다. 그 결과 수줍음은 '없애야'하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수줍음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로 수줍음을 완전히 극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줍음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수줍음의 근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줍음을 가면으로 가리는 방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신 의학 교수인 저자는 진료 사례를 통해 수줍음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마음의 '보형물'을 소개한다. 수줍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보형물의 가면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뒤에 숨겨진 것은 모두 ‘수줍음’의 진짜 얼굴이다. 책은 수줍음을 보형물로 숨기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숨긴 채 힘들게 살아가는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수줍음을 제거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수줍음은 질병이나 잘못이 아니다. 수줍음에 무조건 맞서기 보다 진정한 '자기 발전의 계기'로 받아들이는 새롭고 건설적인 접근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저자는 수줍음은 우리의 본성이며 그 본성을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는 자기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줍음을 지키는 것은 공격성과 욕망 그리고 화려한 외면만이 존재하는 현재의 관습을 거부하는 창의적이고, '참된 혁신'이다.
파우스토 마나라 (지은이)의 말
부당하게도, 수줍음은 질병에 가깝다고 생각되어왔다. 하지만 수줍음은 인간이 가진 가장 보편적인 특징이다. 수줍음은 그것이 금지된 감정으로 치부될 때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버린다. 수줍음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이 서구에서 그토록 번성하고, 수줍음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서 홍수를 이루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복잡다단한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요법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우리 사회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이 책은 수줍음을 보형물로 숨기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숨긴 채 힘들게 살아가는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