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오랫동안 동시로 시 문학을 즐길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청소년의 손에 주어진 시는 단지 교과서에 실린 정지용, 백석, 윤동주 등의 정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은 자신들의 삶과 감각에 맞는 시를 만나지 못해 시와 점점 멀어지거나 시 자체를 난해한 장르로 인식하게 되었죠. 이에 청소년들도 동시대 시인들의 좋은 시를 읽고 즐겨야 한다는 마음에서 창비교육은 2015년부터 ‘창비청소년시선’을 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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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오랫동안 동시로 시 문학을 즐길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청소년의 손에 주어진 시는 단지 교과서에 실린 정지용, 백석, 윤동주 등의 정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은 자신들의 삶과 감각에 맞는 시를 만나지 못해 시와 점점 멀어지거나 시 자체를 난해한 장르로 인식하게 되었죠. 이에 청소년들도 동시대 시인들의 좋은 시를 읽고 즐겨야 한다는 마음에서 창비교육은 2015년부터 ‘창비청소년시선’을 펴내고 있습니다.
'창비청소년시선'의 청소년을 향한 목소리의 여행에는 정해진 경로나 목적지가 없습니다. 그저 청소년의 시간을 지닌 독자들이 누구에게도 보여 주기 어려웠던 마음을 시를 읽으며 꺼내 보거나 시가 데려가 주는 낯설고 재미있는 곳에 마음껏 다녀와 보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 우리 마음 속 자리하고 있던 작은 시인을 만나고 시, 더 나아가 나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김소형,김현,민구,박소란,박준,서윤후,성다영,신미나,양안다,유계영,유병록,유희경,임경섭,임지은,전욱진,조온윤,최지은,최현우,한여진,황인찬 (지은이) l 창비교육
청소년시를 쓰는 마음
어둡고, 외롭고, 서글픈 나날에도 바라보는 일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알 수 없고, 얻을 수 없는 것투성이인 나날 속에서도 무언가를 묵묵히 바라보았던 나의 마음이 스스로에게는 두고두고 힘이 되고 용기가 될 테니까요. 그저 바라보는 것, 그저 무언가를 바라보던 나 자신을 기억하는 것, 저는 문득 이것이 시의 전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어요. - 최지은 시인
지나간 청소년기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물에 뜬 나뭇조각처럼 생각 없이 떠밀려 와서 이대로 미숙한 어른이 되어 버렸어요. 그때 나를 더 사랑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청소년시를 쓰면서 나와 조금 친해진 기분이 들었고 아무도 관심 없는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 주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됐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시를 읽어 주는 어른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민구 시인
저도 청소년이었던 적이 있지만 당연하게도 지금은 아닙니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매 순간 꿈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로 속을 걷는 사람은 그곳이 미로라는 걸 모르는 것처럼 청소년 시절의 저는 헤매고 있는 줄도 모른 채 헤매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시란 성장기 청소년의 삶의 갈피에서 길어 올린 생각과 느낌을 청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라고 합니다. 저의 시가 청소년의 목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청소년 시절의 저를 이해하려고 썼습니다. 굳이 위로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청소년시를 쓰고 나니 현재의 제가 위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 양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