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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벤트 대상도서 1권 이상 포함, 국내도서.외국도서 5만원 이상 구입 시 또는 전자책 3만원 이상 구입 시 알라딘 22주년 기념 도서 <오늘 서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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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은 22주년을 맞아 일곱 명의 작가에게 '서점/책방'에 관한 글을 의뢰했습니다. 픽션, 논픽션, 산문, 운문, 기억, 증언, 혹은 그 모든 것의 합, 서점과 책방 이야기가 바탕이 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입니다.
(전체 본문은 <오늘 서점 202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한 살 무렵 처음 서점을 만나 열여섯 살부터 과학책을 잔뜩 사 모으기 시작한 김초엽은 10년 뒤에 SF 작가가 되었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이보그가 되다』와 같은 책을 썼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사이보그가 되다


언니와 나는 서가 앞에서 책들을 뒤적였고, 나는 언니에게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열렬히 추천했다.

나를 보내지 마


그건 소설가로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태도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세계를 자꾸 자꾸 의식적으로 넓혀나가지
않으면, 소설도 내가 편애하는 자그만 세계
안에 갇히고 말 테니까.


그 책 덕분에 10월의 제주는 시원한 바람과 노을, 연분홍색 표지와 원고지 위의 사각거리는 아이들 글씨로 기억에 남아 있다.

부지런한 사랑


그래서인지 그 출장을 생각하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도 번쩍거리는 호텔의 외관과 연비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의 파티, 쓸쓸한 펍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찰리 제인 앤더슨의 「아메리카 끝에 있는 서점」에는 늘 일촉즉발의 적대 관계에 있는 두 나라 사이 국경 지대에 위치한 서점이 나온다.

아메리카의 끝에 있는 서점


좀 더 많은 책들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의 닫힌 세계에
금이 가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더 말랑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일곱 살 무렵 처음 서점에 가본 신유진은 2018년부터 작가이자 번역가로 살았고 『열다섯 번의 낮』과 『열다섯 번의 밤』, 『몽카페』를 썼고, 『세월』과 『남자의 자리』를 옮겼으며, 『가만히 걷는다』를 엮고 옮겼습니다.

몽 카페

세월

가만히, 걷는다


집에 돌아왔다. 나는 이 문장을 쓰기 위해 몇 개의 글자를 지웠다.


내가 아는 모든 문학적, 미학적 얼굴들은
낙엽이 아닌 배춧잎이 나뒹굴고, 샹송이
아닌 뽕짝이 울리는 이곳에 있다.

버지니아 울프


언젠가 엄마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꼭 끌어안으며 표지 속 울프의 얼굴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보바리 부인

채털리 부인


『보바리 부인』 혹은 『채털리 부인』 같은 이름은 어쩐지 야하게 느껴졌고, 나무가 아닌 『나목』은 더 단단하고 오래된 나무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나목


나는 신간들을 제치고, 옛 서적들을 모아둔 서가에서 『생의 한가운데』를 찾아냈다. 오래전에 읽었던 그 책을 펼치는 순간, 우연히 내게 달려든 문장.

생의 한가운데


인간은 생의 의미를 물으면 결코 알지
못하게 되지요. 오히려 그걸 묻지 않는
사람만이 생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이에요.

다섯 살 무렵 처음 서점에 가본 심완선은 스무 살에 처음 원고료를 받았고 『SF는 정말 끝내주는데』,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공저) 같은 책을 썼습니다.

SF는 정말 끝내주는데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원래는 서점에 관한 소설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미스터리만 들쑤셔도 한 바닥이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솔직하게,
책을 사들이는 일에 대해 쓰기로 했다

계몽사 어린이 세계의 명작


송경아의 단편소설 「백귀야행」에서 국문과 대학원생 여자의 반지하방에 어느샌가 책이 두 배로 불었다는 묘사를 보니 눈물이 났다.


클라이브 제임스는 『죽음을 이기는 독서』에서 이렇게 썼다. “최근에 팔고 걸러냈지만 아직도 수천 권에 달하는 책들 사이를 나는 천천히 어슬렁거렸다. 오래 전에 구입한 책들이 다시 읽어달라고 애원하는 와중에도 나는 매주 새로운 책들을 쇼핑용 비닐 봉지에 한가득 사 들고 왔다. 미쳤지, 미쳤어. 아니,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부질없지, 부질없어.”


미쳤지, 미쳤어. 책 수집가들을 다룬 책 제목이 『젠틀 매드니스』라는 걸 아시는지.

젠틀 매드니스


2015년 홍콩에서는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판매하던 퉁뤄안 서점 관계자 5명이 실종되었다. 한국에는 국가보안법의 전통이 있다.


오래전에 깨달았어요.
나는 보고 싶은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서점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거라고.


뉴욕의 한 사회과학도서 전문 서점이다.
이곳은 미셸 푸코의 이름 철자를 와이파이
비밀번호로 쓴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한 번 맞춰 보시라)


그러니 우리는 “무엇보다 읽지 않기 위해 책을 사는 행위는 우리 자신의 구원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책방이라는 간헐적 일일 유치원에 다녔던 심채경은 그 무렵부터 활자중독자로 살았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썼습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서울리뷰오브북스


나는 몇 번인가 집 근처 책방에 맡겨졌다.


별로 크지도 않은 서점을 몇 바퀴나 돌며
책을 잔뜩 골라 들고 계산대로 향하려는
순간, 돈이 담긴 봉투가 내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 텍사스의 우드랜즈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학회장에서 걸어서 십오 분 거리에 상점가가 있는데, 이곳의 반스앤노블 서점이 내가 우드랜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뭐 필요한 게 있느냐고 하기에, 책을 좀 찾고 있는데 어디서 검색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눈을 크게 뜨고 어깨를 치켜올리며 양팔을 뻗어 이 층을 가득 메운 서가를 가리켰다.

“I AM your search.”


여기 네가 찾는 보니것이 있어.
검색 같은 건 필요 없지.

커트 보니것


아무 책이나 한 권 집어 들고 바닥에 주저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 좋은, 안쪽 깊숙한 곳의
자연과학 서가. 웅웅거리는 낮은 소음과
책장 넘기는 소리.

서점에서 처음 산 책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다. 20년이 흐른 지금 그 서점은 문을 닫았고, 책은 여전히 내 방에 있다. 판타지 장르는 아니지만 『경찰관속으로』, 『아무튼, 언니』를 썼다.

경찰관속으로

아무튼, 언니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구겨진 띠지들이
모이는 세상이 있을까?


한양은 에세이 코너 매대 맨 위에 놓인, 띠지가 잔뜩 구겨진 책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은 대형 서점에서 처음 만났다. 은석은 수험 생활을 시작한 지 반년도 안 돼 찾아온 슬럼프를 서점 구경으로 풀었고, 마찬가지로 수험서 코너를 자주 들락거리던 한양과 곧잘 마주쳤다.


서점과 책방은 같은 장소를 뜻하는
말인데 왜 이리 느낌이 다르죠?


언니, 석양이 진다. 한양에게서 온 마지막 전신이었다.


은석은 문득 편지에는
사투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는 결코 닿지 못할 전신과도 같은 편지와 한양을 처음 만났던 서점에서 산, 구김 하나 없이 빳빳한 띠지를 두른 책 한 권을 무덤 앞에 놓아두고 은석은 급히 자리를 떠났다.

아홉 살 무렵 처음 서점에 가본 재영은 2013년부터 책 수선가로 살았고, 책의 기억을 관찰하여 망가진 책을 수선하고 새로운 책을 만드는 ‘재영책수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망가진 책을
구하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재영책수선


특히 하드커버 양장본 형태의 책이라면 더 많은 파손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아마도 사람들이 한 번씩 책머리에 검지 손가락을 걸어 꺼내 본 탓에 그 부분이 유독 쉽게 망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재영책수선


이렇게 망가진 책이 쉽게 버려지는 세상에서 책 수선가로 살아간다는 건 사실 여러모로 쉽지 않다.

ⓒ재영책수선


불가사리가 드넓은 바닷속 바닥을 훑고 다니며 먹을 걸 찾듯이, 넓은 서점에서 책장 구석구석을 훑고 다니며 망가진 책을 찾아 유영하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재영책수선


‘이렇게나 많은 종이책들이 있는데! 나중에 이 책들이 낡고 닳으면 적어도 몇 권은 내가 수선하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랜다.

대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엄마와 이모 손을 잡고 간 광화문 교보문고의 화려함에 놀라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소설가가 됐다.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등의 책을 썼다.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더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는 L.A.에 있는 서점 이름이다.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What are you wailting for? We won't be here forever.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서점은 느리고 여유 있는 삶과 관계가 없다. 자아실현과도 거리가 멀고 힙하거나 세련된 삶이나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있는 거라곤 낮은 이윤율과 기형적인 산업 구조, 허울뿐인 관심과 인정, 자기연민과 자기혐오의 반복, 거대 기업과 4차 산업 혁명의 습격……


나는 왜 제일 먼저 그만뒀을까. 거의 시작부터 함께 했는데 말이다.

미디어 철학


아무튼 그렇게 반목하던 두 문화가 섞이고, 책의 가치는 올라가고, 그때가 되면 다시 글을 쓰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분을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책을 추천했다. 뭔지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였나. 이건 그때 이후에 출간된 책이니까 아니겠네. 『공산당 선언』이었나. 아무튼.

구술 생애사


내가 원하는 건 단지 서점원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서점 덕에 잠시라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뿐이다.


왜 서점에서 일하고 서점에 가는 걸까. 이 시대에 시인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사뮈엘 베케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진짜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무엇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