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냥 |
화성에서 혼자 감자를 키워먹으며 살아남은 주인공의 이야기인 전작 《마션》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달이다. 달에서 실제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 가능 여부를 떠나 달 환경에 대한 설명과 도시 아르테미스의 설계도가 너무 디테일해서 실제로 그 곳에 갔다온 것만 같다. 잘 쓰여진 SF 소설은 실제로 과학발전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얼마전 너무나 감명깊게 읽은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의 작가 아서 c. 클라크의 SF 소설들은 실제로 우주 탐사 기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1960년대의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세심하게 우주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어릴 때부터 이들 SF 거장들의 도서를 탐독했다는 앤디 위어도 그에 못지않게 아주 디테일하게 달의 도시 아르테미스를 묘사하고 있다. 달은 지구 중력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기에 통통 튀어다닐 수 있고, 관절염이나 다리 장애도 잊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느끼고 사는 내 몸의 무게가 달에서는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게 대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6살때부터 달에 살았던 재즈는 자신이 지구로 돌아가면 중력병에 걸려 일어나지도 못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 순간 책을 읽는 내 몸뚱아리가 무척 무겁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복잡하게 난무하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허무맹랑하지 않은 것 같아 실제적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 특히 아르테미스의 주인공 재즈의 재기발랄하고 천재적인 매력이 소설을 시종일관 유쾌상쾌하게 만들어주어 내내 재미난 SF 액션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 더보기 |
별빛천사 |
마션에서 그랬듯이 아르테미스 역시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술술 읽혔다. 마치 영화를 보듯 아르테미스의 모습을 머리로 그리면서 말이다. 진보된 기술에 대한 설명과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 역시 SF장르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데 한몫했다. 서문에서 저자가 마션만큼 아르테미스에서도 수많은 자료 조사와 수학적 계산을 거쳤다고 하니 그 디테일함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적 사실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걸 좋아하는 저자의 성향이 이야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SF범죄스릴러라는 특징 때문에 다소 진지할 것 같지만, 주인공 재즈와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 구도를 보면 그녀의 직설적인 성격만큼이나 유쾌하고 자유분방하다. 그래서 간혹 책을 읽다가 피식하고 웃게 되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부분 또한 이 소설의 매력이다. 그리고 색다르다면 색다를 수 있는 부분인데 아르테미스에 나오는 인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러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다양하다는 것이다. 아르테미스 역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강대국 중에 하나가 아니라 케냐에서 만든 도시다. 이러한 배경 역시 색다른 관점과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마션에 이어 아르테미스 역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들었다. 성공적이었던 영화 마션 만큼 아르테미스 역시 기대를 갖게 된다. 아마도 영화를 보게 된다면 그 때 소설을 다시 한 번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젊은 시절 SF소설과 영화를 자주 접했던 만큼 SF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나면 당시의 느낌과 비슷하게 고조되기도 한다. 날씨 좋은 주말에 흥미진진한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그런 기분처럼 말이다. 아르테미스 역시 나에게 그런 기분을 선사해주었다. >>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