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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들, 조용히 빛나는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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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에서 작가로, 그리고 나 자신으로"
나로 살 결심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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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이후 10년, 이제는 판사의 법복을 벗고 드라마 작가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문유석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판사로 재직했던 23년 동안 저자는 수많은 사건들을 목도하며 그 안에서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조직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 그는 1년간의 숙고를 거쳐 제2의 삶을 선택하기로 결정한다. 온전히 나의 삶을 내가 주도적으로 찾기 위해.

그의 선택은 충동이 아니라 지난 시간을 정직하게 돌아본 끝에 얻은 결론이었다. 새로운 길이 가져올 불안과 책임을 피하지 않으려는 마음, 그리고 어릴 적부터 품어 온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 그를 다시 책상 앞에 앉혔다. 이 책에서 문유석은 안정된 직업을 내려놓는 과정, 작가라는 불확실한 삶에 몸을 담그며 마주한 현실적 고민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견한 자유의 의미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판사와 작가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건너오며 그는 무엇이 자신을 움직이게 했는지, 나로 산다는 것이 결국 무엇인지에 대해 깊고 단단한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 에세이 MD 도란
이 책의 한 문장
2018년 가을, 나는 양승태 사법부가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내 이름이 올라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4년에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글을 신문에 기고한 바 있고, 소설 <미스 함무라비> 등장인물 중에 부정적으로 묘사된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양승태 사법부에서 벌어진 이른바 '사법농단'에 관한 보도를 연일 접하며 내가 사랑했던 법원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데 대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20년 넘게 일한 법원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고민하던 중에 법원행정처에서 나를 어용연구회 회장으로 앉혀 이용하려는 계획을 검토했다는 문건까지 발견되었다. 내가 잘 아는 동료, 후배들이 만든 문건이었다. 막다른 곳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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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공에 사람이 있다"
등대들, 조용히 빛나는
문선희 지음 / 가망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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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와 시스템의 모순을 직시하며 <묻다> <이름보다 오래된>을 펴낸 사진작가 문선희 신작. 우연히 신문에서 당시 세계 최장기였던 스타케미칼 해고 노동자 차광호 씨의 고공농성 기사를 접한 이후 2005~2019년 사이 33곳의 고공농성 장소를 사진으로 찍었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가 아닌 한참 후 찍힌 장소들은 낯설기만 하다. 망망대해에 놓인 듯한 송전탑, 굴뚝들은 책 제목과 같이 등대처럼 보인다.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공농성 장소-등대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작업 노트처럼 써 내려간 문선희 작가의 글에서 노동자들을 향한 연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들이 걸어온 시간을 되짚어 잊혀진 투쟁을 다시 기억하는 일이 연대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사건은 과거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고공농성의 이야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600일간 불탄 옥상을 지킨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 박정혜, 세종호텔 앞 지하차도 진입 차단 시설에서 투쟁 중인 고진수. 보통 사람들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 예술 MD 임이지
책 속에서
고공농성이 매번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노력이 헛된 적은 없었다. 그들이 그만큼 버텨줬기 때문에 그다음의 싸움은 더 나은 위치에서 시작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 어떤 고공농성도 실패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쌓아온 궤적으로 아주 조금씩, 세상은 바뀐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귀중하다. pp.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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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 편견과 오해, 그리고 이해"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정은주 지음, 김푸른 그림 /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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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 작가의 대표작 <기소영의 친구들>이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한 아이들이 서로의 상실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깊은 감동을 주었다면, 새 작품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은 그 감동의 결을 한층 더 넓히고 깊게 만든다. 또 하나의 대표작이자, 작가의 최고작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다.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소심한 선아와 윌리엄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산에.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두 아이는 헤어졌다가 5학년이 된 해, 산에가 전학 오면서 재회한다. 독특한 행동으로 오해받는 햇살과 당당한 외톨이 민준까지 더해져 네 아이는 한 모둠이 된다. 하지만 작은 오해로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산에와 민준, 피해자가 된 햇살, 그리고 난처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큰 용기를 내어 나서는 선아. 네 아이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얽히고설키며 펼쳐진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장애와 비장애라는 경계 앞에 선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편견과 오해라는 장벽을 넘어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서사는 아이들의 세계에 깊이 몰입하게 만들고, 어느 순간은 울컥하게, 또 어느 순간은 웃음이 터지게 하며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로도, 이 귀하고 단단한 이야기를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작가의 말 중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와 연결되고픈 마음은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온종일 학교라는 공간에서 지내는 학창 시절엔 더욱 절실하지요.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게 봄은 더 이상 기대와 설렘의 계절이 아닌 듯합니다. 그럼에도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자연스레 친구가 되는 이상적인(?) 이야기를 짓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상(理想)은 별과 같아서, 뱃사람이 별을 보며 항로를 찾듯이 우리에게 길을 보여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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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부터 유선혜까지, SF X 시"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김혜순 외 지음 /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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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을 외울 때 첫 장부터 마주치게 되는 낱말은 집 우宇, 집 주宙. 이 낱말은 글자를 둘러싼 지붕 모양에서 시간축을 향해 나아가는 우주의 개념으로 확장된다. 김초엽, 천선란부터 그렉 이건, 윌리엄 깁슨을 넘나들며 과학소설의 우주를 개척해온 출판사 허블이 시적인 것과 SF적인 것의 접점을 모색하는 시집을 선보인다. SF적인 것을 사유하는 시가 놓인 집. 김혜순, 신해욱, 이제니, 김승일, 김현, 서윤후, 조시현, 최재원, 임유영, 고선경, 유선혜, 한영원이 참여해 바둑판 위에 돌을 올리듯 적절한 자리에 시편을 놓았다.

열두 편의 시가 한 부를 이루고 총 세 부로 서른여섯 편의 시를 엮은 시-집의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 시인이 쓴 작품인지 시집 맨 뒤 편 수록작 안내문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가급적 시가 놓인 그대로 답을 모르는 채 궤도를 따라 감상해보면 좋겠다. SF적이면서 시적인 것, 기술적인 것이 자아낸 섬광을 함께 겪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시가 놓일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어젯밤에 혼자 가만히 생각을 해봤는데, 니가 소설을 쓴다 하니까, 아이디어가 하나 딱 떠오르는 거야. 어제 잠이 안 와서, 니가 소설을 쓴다고 하니까,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딱 떠오르는 거야"라든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특유의 성질 있잖아. 뭐 사랑이라든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만 있는 어떤 그런 것들을 가지고, 인간들에게만 있는 거, 용기, 호기심,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이 있잖아"라든가. <그 이야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