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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 구불구불 빙빙 팡 터지며 .. 클래식을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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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순간, 바로 지금"
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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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미국 델라웨어주, 열두 살 마이클은 폭스런 아파트에서 엄마와 단둘이 산다. 겁 많고, 소심해서 친구는 없지만, 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 그리고 이웃집 모슬리 아저씨와 돌보미 누나 기비가 있다. 어느 날, 마이클 앞에 2199년에서 온 최초의 시간 여행자 '리지'가 나타난다. 리지는 1999년의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마이클과 기비는 그런 리지를 위해 동네 곳곳을 안내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리지가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곧 닥칠 Y2K와 그 이후의 미래가 두려운 마이클은 엄마를 지키기 위해, 마음의 불안을 떨치기 위해 통조림과 공구를 몰래 훔쳐 대비한다. 그리고 미래에서 온 리지에게 Y2K 이후의 세상에 대해 애타게 묻는다. 하지만 리지는 대답 대신 다정한 조언을 건넨다.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존재의 첫 번째 순간,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해."라고 말이다.

1999년의 마이클과 기비, 2199년의 리지,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온 세 사람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 동안, 아슬아슬하고 긴장되는 순간들, 이별이라는 슬픔을 겪어야만 하는 순간들로 다채롭게 채워진다. 좋은 어른 모슬리와, 다정한 또래들의 존재 덕분에 자신을 가로막은 틀을 용기 있게 깨고 나아가는 마이클의 모습이 가슴 벅차게 그려진다. 상당한 분량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첫 장을 열어 이야기에 몸을 맡기기만 한다면, 여러 주옥같은 문장들과 흡입력 넘치는 전개가 우리를 의미 있는 시간으로 이끌 것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어떻게 다 알겠니? 어쩌면 네 엄마가 자기보다 똑똑해서 기분 나빴는지도 모르지. 덜떨어진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을 싫어하거든. (중략) 덜떨어진 사람들은 덜떨어진 짓을 해. 중요한 건 네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는 거야." 모슬리 씨가 책을 가리켜 보였다. "우리 어머니가 뭐라고 하셨는지 아니? '밤에 자기 전에 자신에게 물어보렴. 나는 오늘 좋은 사람이었나? 아니라는 답이 나오면 내일 더 잘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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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과 서사를 담는 패턴에 대하여"
구불구불 빙빙 팡 터지며 전진하는 서사
제인 앨리슨 지음, 서제인 옮김 / 에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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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세상을 자신만의 알레고리로 읽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은 복잡한 방식의 프랙탈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어떤 주제에 천착하여 골몰하다 눈을 돌리면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도 그것의 확장이나 축소를 느끼게 마련이다. 이 프랙탈들을 집요하게 관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매우 흥미롭다. 그들이 자신의 깊은 관심사로 만들어낸 안경을 끼고 해석한 세상은 당연히 독창적이고 그 나름의 완결성 있는 논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제인 앨리슨은 패턴에 집착한다. 그는 자신의 혼란한 삶을 해석해낼 틀을 자연에서 온 패턴들로 삼았다. 패턴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그에게 전통의 문학 수업에서 가르쳐 주는 서사의 기본 구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은 실제 그가 읽는 책의 서사나 그가 보는 삶의 구조와 맞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는 자연에서 발견해낸 패턴들로 서사를 해석해 내기 시작한다. 파도, 잔물결, 구불구불한 선, 나선, 방사형... 이 책은 그렇게 해석해낸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의 굵직한 사건이 시간감과 속도감을 가지고 쭉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맴돌며 반복되거나, 중심 사건 이외의 부수적 사건들에서 화자가 맴돌거나, 시간감은 아예 사라지고 부유하는 문장들로 공간감만이 남아 있는 서사들에 대해 책은 이야기한다. 이 서사들은 남성적이라기보단 여성적이고, 더 자연적이고, 더 실제 삶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구조의 해석이 폭력적으로 느껴지거나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다고 여겨온 이라면 왠지 이해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소설들을 읽건 읽지 않았건 책은 매끄럽게 읽힌다. 이 책의 미덕은 참신한 관점뿐 아니라 총명한 설명과 잘 쓰인 문장에도 있기 때문이다. 작법에 대한 이야기이니만큼 작가들은 분명 크고 작은 도움을 발견하겠으나 작가만큼, 혹은 그보다 더 이 책이 필요할 이는 독자들이다. 앨리슨의 패턴들 덕분에 우리는 서사의 구조를 해석해 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었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이 소설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은 사건의 서술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호 구조의 흔적 같은 건 없다. 그 움직임은 내 머릿속에서, 내가 부분들 사이를 오가며 선을 긋고 그물을 엮어내는 동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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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내 아침을 두드렸다"
클래식을 읽는 시간
김지현 지음 /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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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하루의 시작을 라디오와 함께 한다. 밤사이 업데이트 되었을 정치 시사 라디오, 졸음을 깨워주기 위한 신나는 노래와 사연 라디오, 그리고 KBS 클래식 [출발 FM과 함께]. 이 책은 [출발 FM과 함께] 속 '3분 백과' 코너에서 2년 넘게 소개되었던 내용들을 묶었다.

이 책은 이제 막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본 교양을 폭넓게 알려준다. 음악의 기초부터 악기와 노래의 세계, 명곡과 거장의 이야기까지 간단하게 접할 수 있다. 교향곡 전곡을 쭉 듣듯이 긴 호흡으로 책을 읽어도 좋고 흥미로운 장르, 궁금한 용어부터 펼쳐봐도 상관없다. 그저 클래식 음악을 즐겁게 즐길 수 있으면 된다. - 예술 MD 임이지
추천의 말
김지현 작가의 원고를 출력할 때면 침이 고입니다. 싱싱한 재료에 적절한 화력과 미묘한 감칠맛이 더해진 글이 클래식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동시에 애청자들의 사연을 끌어안습니다. 하루를 기다려야 느낄 수 있던 맛, 이제 여러분과 함께 수시로 꺼내볼 수 있네요. 또 침이 고입니다.
이재후 아나운서, KBS 클래식FM [출발FM과 함께] 진행자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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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김혜진의 문학, 편집, 삶, 사랑"
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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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김혜진 소설.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노인의 몸과 접촉하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 <딸에 대하여>, 통신회사 현장팀에서 버티는 삶에 관한 소설 <9번의 일> 등을 통해 먹고 사는 삶을 피하지 않고 마주한 작가가 교정교열자로 일을 시작해 문학출판사의 편집주간이 된 '홍석주'의 삶을 옮겨 적었다. 작가 스스로 '그동안 내가 읽어온 책들에 대한 독후기'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소설은 과장과 미화 없이 이 삶에 복무한 한 인간의 삶을 존중을 담아 고요히 바라본다.

석주가 책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책이 그녀를 선택하는 것에 가까웠다. (15쪽)

어떤 책 덕분에 나는 살 수 있었다. 그 책들이 나를 선택한 것이다.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29쪽)하는 성정의 인물 홍석주는 책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묵묵히 사무실을 지킨다. 그는 '더디게 요령을, 비결을 선사하는 방식'(43쪽)으로 곁을 주는 책의 방식에 길들여진다. 교정교열이라는 업무가 사라지고 서점 MD와의 미팅이(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1999년 서비스를 개시했다.) 일의 일부로 편입되는 긴 시간 동안 홍석주는 일과 삶이 뒤섞여 하나의 반죽이 되고 만 자기 삶의 모양새를 변명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좋든 싫든 그 삶은 오직 그녀의 것이다.

내게도 일과 삶은 분리되지 않은 채 범벅이다. 영면한 동료, 절판된 책, 문을 닫은 출판사, 결국 떠내려간 것들, 뜻밖의 발견, 독자의 상기된 얼굴 등이 단단한 문장과 함께 지나갔다. 일로 알게된 문학 편집자들, 귀한 것을 귀하게 대하는 그들을 나는 문학만큼 사랑하게 되었다. 그 얼굴들의 품위가 떠오르는 소설을 노벨문학상의 계절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나는 기쁘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그 말이 석주 내면의 무언가를 건드렸다. 그제야 자신이 겁도 없이 무슨 일에 뛰어들었는지 알 것 같았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자신이 그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줄을 미처 몰랐다. 훗날 절판된 그의 책들을 자신이 복간하게 될 줄도. 그 일을 해내는 동안 삶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