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계절의 말미에 정유정의 장편소설을 만난다. 시원한 얼음 결정을 손에 쥐는 듯한 푸른 책을 손에 쥐면 우선 독보적인 무게감에 한 번 놀란다. 520쪽 이상 이야기가 질주하는, 요즘 보기 드문 그야말로 '장편'소설. 유빙을 가르는 쇄빙선의 항해처럼, <7년의 밤>, <완전한 행복>의 정유정답게 박력을 실어 세계를 부수고 나아간다.
해상의 롤라, 경주의 삼애원을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상은 '천국'을 구현하는 기술자이다. 타인의 욕망을 구현해내는 스토리텔러인 그는 자신에게 들어온 기이한 의뢰를 쫓아 경주의 이야기를 듣는다. 꿈이 상영되는 극장인 드림시어터, '롤라'에서 인물은 욕망하는 모든 것을 눈앞에 재생시킬 수 있다. 폭설과 한파와 궁핍과 몰락으로 점철된 극한의 세계를 벗어나 '롤라행 티켓'을 손에 쥔 자들이 상영한 파노라마를 향해 경주는 나아간다.
몸으로 취재하는 작가 정유정은 유빙과 사막, 양 극단을 체험하며 세계의 야성을 소설에 새겨넣었다. 고통 없이 신이 될 수 있을 호모 데우스의 세계에서 인간이 여전히 얼음을 깨부수고 사막을 건널 수 있을지 정유정은 자신의 방식으로 질문한다. 이 소설의 첫문장은 우리에게 도착한 초대장이다.
나는 그 남자의 집에 초대되었다.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9쪽)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나는 그 남자의 집에 초대되었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러니까 이 소설은 ‘견디고 맞서고 이겨내려는 인간의 마지막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 삶의 가치라 여기는 것에 대한 추구의 이야기기도 하다. 이 욕망과 추구의 기질에 나는 ‘야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룡소 2024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언제나 다정 죽집>이 선정되었다. 작가 우신영은 황금도깨비상 외, 제14회 혼불문학상, 제1회 책읽는샤미 어린이 장르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다정함이 물씬 묻어나는 이번 신작에서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오랫동안 운영해온 팥죽집 ‘다정 죽집’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집에는 낡고 오래된 도구-가마솥, 사발, 홍두깨, 인두, 주걱-가 있다. 할아버지가 돌봐온 고양이 ‘팥냥이’의 꾹꾹이를 받은 순간부터 도구들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할머니는 점점 기울어져가는 죽집을 다른 이에게 내어 주기로 하고, 죽집의 도구들은 그런 할머니 곁에서 죽집이 문을 닫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은다. 팥냥이는 쥐나 생선이 아닌, 도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빵 레시피를 전하는 메신저로 활약하며 보은한다. 그리고 의문의 인물로부터 새벽마다 갓 구운 식빵이 배달되고, 도구들은 합심하여 세상 달콤하고 맛있는 팥빵 만들기에 성공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고양이, 고양이의 꾹꾹이로 입이 트이게 된 도구들, 한 그릇의 팥죽에 두 숟갈을 더해 내어주는 넉넉한 인심의 할머니, 다정 죽집에서 맛있는 팥죽 한 그릇의 기쁨을 누리는 동네 주민들, 그리고 의문의 식빵 배달자. 캐릭터 하나하나 제 개성과 목소리를 내고, 자분자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비밀스러운 인물과 에피소드가 추가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다정이 메마른 시대에 달콤함으로 사람 내음으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다정한 작품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작가의 말
어릴 때 엄마는 제게 꼭 밥을 두 숟갈 더 주셨어요. 한 숟갈은 정이 없다시면서요. 그 두 숟갈의 밥과 정이 제 안에서 익어 뽀얀 김을 뿜는 온기가 되었어요. 아무리 춥고 아파도 그 온기가 저를 살아서 쓰게 해 주었지요. 이제 그 온기를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글자로요.
파다바노 집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경제적으로 무능하지만 친절하고 선한 남편 찰리와 그런 남편을 사랑하는 로즈, 서로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 몸과도 같은 끈끈한 네 자매인 줄리아, 실비, 에멀라인, 세실리아. 그런 가족의 삶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태어나고 엿새 만에 누나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음이 망가져 버린 부모로부터 거부당한 채 자라온 윌리엄은 고향에서 벗어나 타지의 대학에 진학하면서 숨 막히는 가정에서 벗어났다. 대학에서 만난 줄리아와 결혼하고 애정과 배려가 넘치는 파다바노 집안의 일원이 된 그는 그곳이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다. 윌리엄과 줄리아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각자의 인생이 피하기 힘든 질문을 던져올 때까지는. 지켜야 할 비밀이 생기기 전까지는.
오프라 북클럽 100번째 도서로 선정되어 전미 100만 독자에게 선택받은 화제의 소설. 가족을 둘러싼 30년 간의 사랑과 슬픔, 관용과 화해를 그린 이 소설은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지, 또한 온전한 자신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작가는 끈끈한 관계에 깃든 고통과 기쁨, 그리고 삶의 어찌할 수 없는 비애를 부드럽게 직시하면서 인물들 하나하나의 운명에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악인도 영웅도 등장하지 않고 자극적인 사건이나 반전도 없지만 각자 운명을 헤쳐 나가는 인물들의 여정을 함께하며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소설가 김영하는 “사랑하는 모든 이가 지상에서 사라졌을 때 다시 읽게 될 것 같은 소설”이라고 했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너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거 알아." 윌리엄이 말했다. "하지만 네가 허락해준다면 내가 돕고 싶어."
7만 명의 아침을 바꾼 고명환 신작. 전작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해준 것이 '책'이었다고 말했던 그가 이번 신작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고전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말한다.
저자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고전에서 찾았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인생의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 고전은 그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인간관계, 행복, 성공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고전은 늘 변치 않는 지혜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그는 삶의 나침반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고전이 지닌 수백 년의 경험과 통찰은 그의 삶을 더욱 밝고 건강한 쪽으로 이끌었으며,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 책은 현대인이 겪는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고,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힘을 부여한다. 저자는 고전에서 발견한 답을 독자들과 나누며,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새로운 도전과 행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도록 돕고자 한다. 고전이 전하는 오래된 미래의 지혜는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을 밝혀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꿈꿔보자.
- 자기계발 MD 김진해
이 책의 첫 문장
"독자 여러분께 고전의 유익함을 알려드리고 싶어 이 책을 썼는데, 그 유익함의 혜택을 내가 가장 많이 받았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