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김혜자, 진솔한 생의 고백"
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드라마 「전원일기」「사랑이 뭐길래」「우리들의 블루스」, 영화 「마더」등, 수많은 작품 속 다채로운 배역으로 살아온 '국민 배우' 김혜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후 20여 년 만에 두 번째 에세이를 펴냈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이번 신작을 통해 지난 60년의 연기 인생과 무대 바깥의 삶의 이야기를 그의 생생한 육성으로 듣는다.
배우들의 배우, 믿고 보는 배우로 칭송받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를 서툴고 모자란 사람으로 평가한다.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더욱 열심일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을 반추하며, 셀 수 없이 많았던 감사의 순간들을 들려준다. 작품을 선택할 때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보이는가를 기준으로 삼고, 배우로서 희망을 세상에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연기에 몰입한다. 김혜자가 아닌, 「엄마가 뿔났다」의 김한자로, 「마더」의 엄마로 대중들에게 온전히 각인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된다.
<생에 감사해>는 배우 김혜자의 60년 연기 인생에 관한 회고로만 읽히지 않는다. 어떤 순간에도 감사의 목록들을 찾아내어 삶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한 어른의 깊은 성찰이자 고백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에 감사해" 인간 김혜자의 따스한 메시지가 많은 독자들에게 가닿으면 좋겠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연기할 때가 아니면 이렇게 늘쩍지근하고 게으른 사람인데, 그럴 때마다 내 생각을 깨우쳐 주고, 자극을 주는 분들이 있어 왔습니다. "김혜자, 일어나!" 하고 말해 주는 것 같은 이들이. 나를 정신 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이. 살다 보면 알게 됩니다. 고비고비마다 '그 사람'을 통해 살게 했구나, 하는 것을. '아, 정말 기가 막힌다. 신은 나만 보고 있는 게 아닐 텐데, 어떻게 굽이굽이마다 고마운 사람들을 보내 주셨을까?' 하고 깨닫습니다. 내가 일부러 계획을 한 것도 아닌데, 나를 생각해 주고 끊임없이 일을 하게 해 주는 사람들, 살아야 할 이유를 갖게 해 준 그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인생은 기억할 단 하루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데, 많은 아름다운 기억들로 빛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생을 살았다 생각합니다. 나는 참 축복받은 배우구나, 합니다. 언제까지가 나의 삶일지는 모르지만, 남은 삶도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성실하고 아름답기를 바라봅니다. 그리해 주시기를 신께 기도하며 창을 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