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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3 이토록 평범한 미래 딥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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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렸던 토끼가 더 높이 뛴다."
트렌드 코리아 2023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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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2>는 당시 2년여 동안 계속되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며 희망을 품고 위드 코로나를 준비할 것을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고, 국제정세와 경제위기의 이중고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가 경험해왔던 세계화는 끝났다."는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의 말처럼, 이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평화와 공존의 시대는 막을 내린 듯하다. 부동산, 주식 등의 붕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떠오르게 한다. 세상은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김난도 교수는 격동하는 변혁의 시대에 '바꾸다'의 상대어는 '유지하다'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 눈앞에 놓여진 선택지는 “바꾸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자기 혁신을 통해 위기의 순간을 도약을 위한 준비의 순간으로 바꾸고 싶다면, 올해도 <트렌드 코리아>를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훗날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돌이켜 이렇게 회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 경제경영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평균이 사라지고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에 대해 "보통, 일반적으로, 대개. 평균적으로 OOO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 양태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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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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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출간된 김연수 소설집. 새카만 밤하늘을 향해 노를 젓는 두 사람을 본다. 새카만 밤하늘 정 가운데의 동그란 달을 향하는 사람들.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단편 <진주의 결말>의 등장인물 유진주는 한때 범죄심리학자인 내가 했던 말을 인용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97쪽) 오랜 시간을 지나 만난 김연수의 소설은 계속 이 가능성을 탐색하며 노를 젓는다. 달까지 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는 게 정말 가능하기는 할까요? <진주의 결말>
그럼에도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김연수의 인물들은 기어코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는' 사람들이었다. 사회적 재난과 방역을 지나 2020년대를 맞은 우리.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 속 김연수의 사람들은 이제 설산이 아닌 타임라인을 넘는다. 그들은 현재를 바꾸기 위해 미래를 기억하고, "용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기억할 때 가능해집니다."(30쪽)라는 아포리즘을 묵상한다. 제주도로 유배를 간 정난주 마리아에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수난을 환대하는 바르바라의 마지막처럼, 담대하게 현재를 바라보며 다음 바람(세컨드 윈드)를 기다리며 삶을 소화한다. "언젠가 세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바뀔 것이고, 그때가 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게 되리라고 믿는 이야기 중독자"(115쪽)들은 그렇게 노를 젓는다. 저 달을 향해.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그러므로 나는 노력하기로 했지. 이 삶에 감사하기로. 타인에게 더 다정하기로. 어둠과 빛이 있으면 빛을 선택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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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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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요가로 하루를 시작한다. 피고용인인 복희와 웅이에게 월급과 복리후생비 등을 지급하려면 우선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한다. 그런 슬아를 보고 복희와 웅이는 중얼거린다. "역시 성공한 애는 달라." (21쪽) 비아냥, 거들먹 등의 묘사가 오가는 풍경. 이곳은 가정집이자 낮잠 출판사. 가부장인 할아버지로부터 글월을 배우던 슬아 어린이는 어른이기에 노동을 감당하고, 더러움을 참는다. "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매일 이메일로 원고 한 편을 보내는 단정한 기획, <일간 이슬아>를 통해 선보인 가녀장 이야기, 소설인 듯 소설 아닌 소설 같은 이슬아의 첫 장편소설이 드디어 단행본으로 독자를 만난다. 존자, 복희, 슬아로 이어지는 익숙한 가계도의 인물이 등장해 낮잠 출판사와 스스로의 삶을 경영한다. 슬아는 필력으로, 복희는 살림력으로, 웅이는 청소력으로 시간과 정성을 헐어 노동하고 노동의 대가를 받아 서로를 돌본다. 공짜로 일하지 않고, 받은 값보다 덜 일하지도 않는 산뜻한 태도로 "각자 다른 것에 취약한 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한 채로 살아"(98쪽)가는 모습을 본다. 가부장제의 전복 같은 거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더라도 충분하다. 하루 분량의 노동이 곧 시대의 물꼬를 틀 것이기에.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어쨌거나 일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시다." 슬아의 어깨는 작지만 단단하다. 그것이 바로 가녀장의 어깨일 것이다. 웅이가 운전석과 조수석의 창문을 동시에 내린다. 부녀는 연기를 내뿜으며 밤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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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시간을 재발명 할 수 있을까"
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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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의 사람들이 40일간 동굴 속에서 생활하는 실험에 돌입한다. 빛도 시간 개념도 없는 이 어두운 공간엔 전자기기도 지참할 수 없다. 공포와 두려움을 품고 들어간 동굴 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프랑스에서 인간의 위기 대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딥타임 프로젝트에는 주요 외신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우울과 불안, 무질서와 돌발 상황에 대한 걱정들은 성공에 대한 믿음을 파먹었다. 그러나 '딥타이머'들이 동굴 속에 들어가고, 적응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로젝트는 점차 희망 쪽으로 방향을 튼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협력한다. 회의와 갈등, 협력과 연대를 통해 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꾸리고 서로에게 사이클을 맞추어 시간까지 만들어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 작은 사회는 노동과 여가, 봉사를 실천한다.

붕괴되는 세계 속, 인류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깜깜한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을까. 딥타임 프로젝트는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우리가 "함께하는 한, 디스토피아는 없다"고. 냉소와 회의를 타파하는 멋진 실험의 기록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딥 타이머들은 서로의 생체리듬이 점차 비슷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인간은 공동체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서로 속도를 맞춰가는 것은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이기에,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모두 혼란에 빠지기 쉽다. 코로나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길어지고, 서로 접촉할 수 없는 격리의 상태가 이어지며 이러한 집단의 일치성이 무너졌고, 방역 기간 동안 사람들은 시간 감각을 상실했으며 사회는 무기력에 빠졌다. 고립된 상태에서 우리는 가족이든 친구든 동료든 주변의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공통의 흐름을 형성할 수 없다. 타인과의 유일한 연결 고리가 된 스크린과 격리의 시간은 개인적인 생체리듬을 만들어내고, 이는 뿔뿔이 흩어진 집단의 리듬과 더 이상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타인의 존재는 정신적으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체 시계가 공동 시스템 속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물리적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스크린과 기술을 통한 소통을 점점 더 많이 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물리적인 접촉의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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