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일본만의 문제인가?"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 랩콘스튜디오
축구든 야구든 한일전은 언제나 우리를 뜨겁게 한다. 그러나 대등한 승부를 펼친 스포츠와는 달리 경제는 그간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2018년의 일은 우리로 하여금 이제 경제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IMF가 발표한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역전한 것이다. IMD의 '세계경쟁력 연감' 순위에서도 2019년부터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해당 지표들이 국민의 삶을 제대로 투영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겠지만, 불현듯 궁금해진다. 어떤 문제들이 그렇게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일까.
기나긴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베노믹스라는 기치 아래 불을 지피던 일본이 아니었던가. 저자는 바로 그 아베노믹스와 엔저 정책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렇게 자국 경제에 일침을 가하는 이는 일본의 경제 석학 노구치 유키오 명예교수다. 그는 고령화, 실질임금 하락, 미진한 디지털 생태계 적응과 같은 성장의 걸림돌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대로라면 일본은 선진국 대열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책은 저출산, 저성장, 원화 약세 등 비슷한 상황에 놓인 우리가 참고해야 할 조언들로 가득하다. 반면교사는 이럴 때 삼으라고 있는 말이겠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멈춰버린 일본경제가 심각한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일본경제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반성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한다.
이 책의 한 문장
왜 한국이 일본보다 풍요로워졌는가, 그 이유는 명백하다. 한국은 기술 개발에 힘썼고, 생산성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기술이 정체되어 있다. 특히 첨단 정보 관련 분야에서 이러한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 제조사가 있는데, 삼성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속통신규격인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아직도 극히 제한적이다. (...)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역전되는 상황은 여러 순위에도 나타난다. (...) '디지털 기술' 항목에서는 한국이 8위, 일본은 27위였다. 또한 국제연합이 발표하는 전자정부 순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은 14위인데 비해 한국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