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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엔딩 크레딧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 가장 외로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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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그 뒤에 서 있는 사람들"
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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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에 보이는 무수한 이름들. 책에도 그런 엔딩 크레딧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물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판권면에 기재되지 않지만 책의 탄생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맡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호명하기 위하여.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어나 새삼스레 책꽂이의 책들을 어루만져 본다. 책 읽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서점 MD라는 직업까지 흘러왔다. 그 마음 하나로 버티기에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내면의 소중한 무언가가 매일 사포로 갈려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한다. 좋은 책을 만나 순수한 희열을 느끼면 모든 슬픔이 순식간에 사그라들기도 한다.

책을 만들고 책을 판매하는,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책은 언제나 지친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울고 웃으며 읽은 이 책에서도 큰 위로를 받았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져 독자의 손에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그 여정 속에 있을까. 책의 뒤편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꿈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 책의 한 문장
"인쇄 회사는 책의 탄생을 돕는 산파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는 책이라는 몸을 얻으며 세상에 태어나니까 태어날 때 거드는 우리야말로 책의 산파가 아닐까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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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고"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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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그리핀 시 문학상 수상, 2021년 시카다상을 수상한 김혜순의 신작 시집. 이제니와 강성은과 황인찬과 백은선이 읽는 시인들의 시인, 그의 '시하는 몸'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1부를 가득 채운 것은 '엄마'의 죽음이라는 사적 체험에 관한 절절함이다.

엄마는 시인들보다 말을 잘한다.
우리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고 다 죽음과 삶 중간에 있는 거라고 한다.
이 세상은 거대한 병원이라고도 한다. (33쪽, <체세포복제배아>)

2부와 3부, 한 개인의 소멸에 대한 개인의 체험이 확장되는 시의 시간이 이어진다. 이 시를 소개하는 4월 22일은 지구의 날. '지구어머니의 큰 얼음이 녹아내리는 고통'을 모르는 나도 이 시를 읽는다. "산호 때문에 울어보기는 처음이다. 엉엉엉 운다. 산호는 죽기 전에 병상의 엄마처럼 백화한다" (29쪽 <더러운 흼>)

코로나19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겨울, 장례를 치르지 못해 5일장, 8일장을 해야 하는 이들의 가족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장례식장을 지켰다. "짐승들이 울부짖는다. 짐승들이 떤다. 짐승으로 죽는다." (95쪽 <죽음의 고아>)

김혜순의 시가 묘사하는 몸은 시하는 몸이었다. 이제 몸을 잃고 사막을 떠도는 시의 말들. '우리 부모의 벗은 몸이 모래나신으로 무너지는 곳'에서, 죽음이 스친 자리에서 이렇게 세계를 비탄한다. "죽지 마 죽지 마"(<눈물의 해변>, 242쪽)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너무조용해서위로조차할수없는육체를가진여자와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주파수가다른곳으로떠난여자를 부른다. 엉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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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고 나면 다시 반갑게 인사하자.”
잊었던 용기
휘리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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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반 친구였고, 학교가 끝나면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 방학을 보내고 어쩐지 어색해서 인사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한번 놓친 인사는 시간이 갈수록 더 하기 어려웠고, 친구가 먼저 말 걸어주기를 기다려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봄꽃이 환하게 필 때까지도. '나'는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잊었던 용기>는 휘리 작가가 유년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를 그림책으로 구성해 펴낸 책이다. 담백한 이야기가 겨울을 지나 봄, 꽃잎이 흐드러진 봄에서 다시 푸르른 여름, 그리고 풍요로운 가을 풍경의 투명한 수채화 그림 속에 펼쳐진다. 서먹해진 친구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 한없이 평화로운 방과 후 놀이터, 편지를 기다리는 아이의 오후, 다시 친구가 되어 함께 걷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도 어린 시절로 잠시 되돌아간다. 그리운 순간들을 만난다. - 유아 MD 강미연
이 책의 한 문장
먼저 편지 보내 줘서 고마워. 나도 사실은 너와 인사하고 싶었거든. 이 편지를 읽고 나면 다시 반갑게 인사하자. 우리 엄마가 넌 참 용감한 아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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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죽음을 택하는 사회"
가장 외로운 선택
김현수 외 지음 /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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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에 대한 별별 분석들이 쏟아지지만, 와중에 신기하리만치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심각한 자살률이다. 2020년, 20대 사망자 둘 중 하나는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청년층의 자살률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중인데 특히 여성 청년층에서 그 수치는 두드러진다. 2020년에 응급실을 찾은 20대 여성 자살 시도자는 2019년에 비해 33.5%나 증가했다.

더 이상 개인적 해결책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 책은 구체적인 경종을 울린다.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 여섯 명의 전문가가 청년 자살을 둘러싼 원인, 사회적 배경, 예방 대책 등 다방면의 현실을 살핀다. 여성 청년들의 주요 자살 배경에 여성 혐오적 사회 구조가 자리 잡고 있음을, 고용관계의 불안정성이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을 여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낸다.

늘어난 자살자 뒤엔 더 늘어난 '죽지 못해 사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삶을 겨우 버티거나 결국 버티지 못한 청년들로 가득한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이 문제는 더 긴급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더 놀라웠던 건 통상적으로 남성의 자살사망률이 1.5배에서 2배까지 높은데, 유독 우리나라 청년들 중에서 20~30대 여성 자살률의 코호트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남성 자살률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더욱이 그 세대들이 보이는 자살률의 증가폭은 매우 위험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통계 수치들은 지금의 20~30대 여성들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