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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트러블과 함께하기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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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산책> 이소영, 식물과 함께하는 나의 이야기"
식물과 나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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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식물의 생태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세밀화로 기록하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이 <식물 산책> <식물의 책> 이후 새로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는다. 식물을 그리기 전에도 늘 식물과 함께였다는 저자에게 식물은 관찰과 기록의 대상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다볼수록 그 곁에 선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하게 된다고 한다. 일로든 일상으로든 삶의 순간순간마다 곁에 있어준 다양한 식물과 자신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놓는다.

식물세밀화는 짧으면 1년, 길면 10년 이상 걸리는 호흡이 긴 작업이다. 꽃과 만나는 순간, 식물이 만개한 모습을 포착하는 행운은 쉽게 오지 않는다. 식물이 늘 같은 자리에 있더라도 자연의 시간을 예측하기 어려워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절정의 순간을 만나게 되거나, 인간의 훼손에 의해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도 생긴다. 저자는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묵묵히 살아 숨쉬는 작고 큰 각종 식물과 함께해온 '나'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 시간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의미와 지혜들을 아낌없이 들려준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식물은 나를 무의미한 존재로까진 만들지 않는다. 설강화의 작은 알뿌리든 수선화의 큰 알뿌리든 때가 되면 각자의 꽃을 피우고, 각자의 씨앗을 맺는다. 누가 더 대단할 것도 없고 누가 더 특별할 것도 없다. 그저 저마다의 꽃을 저마다의 시기에 피울 뿐이다. 그러니 이 작은 알뿌리들처럼 나 역시 내 존재를 다른 무엇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며 삶을 열심히 살아내면 그뿐이라고. 삶에는 이겨내야 할 추운 겨울이 있으면 꽃을 피우는 따뜻한 봄날도 있다는 것을, 내 손에 쥐여진 작은 알뿌리들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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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책에서 시작된 기이한 모험기"
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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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모리미'는 <천일야화> 읽기에 푹 빠져 있다. 그 강렬한 흡인력과 신묘함에 감탄하던 찰나, 언젠가 어린 시절에 이런 느낌이 드는 책을 또 만났었다는 기시감과 함께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우연히 헌책방에서 구입한 그 책의 이름이 <열대>였다는 것과, 아껴 읽다 침대 머리맡에 두었던 책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도. 어떻게든 <열대>를 끝까지 읽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도서관과 헌책방을 돌며 찾아 헤맸지만, 책은 공식 출간 기록도 없는데다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상태다.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참여하게 된 한 독서모임에서 모리미는 한 회원이 <열대>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을 의심한다. 다짜고짜 책을 빌려줄 수 없냐고 말을 건 모리미에게 그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없다"는 묘한 대답을 하고, 그가 책을 손에 넣게 된 경위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독자들은 끝없는 이야기의 심연 속으로 초대되는데… 소설은 실명의 작가가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 생생한 문체로 이내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을 마트료시카처럼 펼쳐놓는다. 수수께끼의 책에서 시작된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모험기.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너와 관계없는 일을 이야기하지 말라. 그리하지 않으면 너는 원치 않는 것을 듣게 되리라.

이 책의 첫 문장
올여름 나는 나라에 있는 집에서 그런대로 고민하며 지냈다.

이 책의 한 문장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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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해러웨이, 새로운 관계를 발명하기"
트러블과 함께하기
도나 해러웨이 지음, 최유미 옮김 / 마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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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가는 지구의 문제를 뿌리뽑는 것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오직 좌절뿐인가. 해러웨이는 완전한 희망과 절망, 그 사이의 선택지를 집어낸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그대로 대면하고 즉각적인 응답을 하는 것. 트러블과 함께 살아가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해러웨이는 "자식이 아니라 친척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친척은 기존의 혈통 개념과는 다르다. 그는 인간 종을 넘어, 위기의 생물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관계를 친척으로 명명한다. 깔끔하고 아름답기만 한 관계는 아니다. 만사형통의 해결책이 아닌 트러블과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트러블을 낀, 종을 넘는 공-산. 자본세와 쑬루세 앞의 급진적 처방이다. 사고를 전복하여 세계의 지속성을 이어가기, 해러웨이의 강력한 선언이 한국에도 도달했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첫 문장
트러블trouble은 흥미로운 낱말이다. 이것은 ‘불러일으키다’, ‘애매하게 하다’, ‘방해하다’를 의미하는 13세기 프랑스어 동사에서 유래했다.

이 책의 한 문장
인류세라 불리는 이 시대는 인간을 포함한 복수종에게 긴급성의 시대이다. 대규모 죽음과 멸종의 시대이다. 예측 불가능한 특수성들이 어리석게도 인지 불가능성 자체로 여겨지는, 무모하게 돌진하는 재앙의 시대이다. 응답-능력의 역량을 이해하고 배양하기를 거부하는 시대이다. 무모하게 돌진하는 대참사에 때맞춰 직면해 있으면서도 마주 보기를 거부하는 시대이다. 전례 없는 눈길 회피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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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창작자로서의 단단한 생각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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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서뿐 아니라, < 걷는 듯 천천히> <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을 통해 작가로서도 국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번 책은 일본어 원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감독이 2,000년대 초반부터 본인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눈여겨봐온 편집자가 책 출간을 제안했고, 감독이 흔쾌히 승낙하여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원래 출판할 목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라는 단일의 주제를 넘어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창작자로서 품고 있는 본연의 생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여러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상대의 언어로 말하려는 것', '상대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것', '폭력적인 행위에 계속 반대하는 것',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것',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 엄중하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유연한 태도와 단단한 메시지가 영화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도 그가 어떤 유의미한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해본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사람들이 '국가'나 '국익'이라는 '큰 이야기'로 회수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큰 이야기'(오른쪽이든 왼쪽이든)에 맞서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그 자세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여기서 새삼 선언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