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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스노볼 (양장)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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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라! 주식하지 않는 마음으로"
주식하는 마음
홍진채 지음 /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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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물들었던 단풍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붉게 타오르던 '화살표'는 방향과 색을 바꾼다. 이래저래 추운 계절이다. 우리의 옷은 두터워지고 '믿음'은 더욱 견고해진다. 그렇다. 주식은 믿음의 영역에 자리한지 오래다. 오르는 주식을 팔아 내리는 주식에 물타기하는 것이 좋지 못한 판단임을 알면서도 행하는 이유, 이미 수년간 답이 없음을 지켜봐 왔으면서도 팔지 못하는 이유, 너무 오른 것 같다면서도 굳이 들어가는 이유는 모두 우리의 강한 믿음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또한 믿음일 뿐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여전히 수백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지구 평면설을 믿는다고 한다. 믿음이란 그런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떠올려 본다. 차라리 주식하지 않는 마음으로 주식을 한다면 어떨까. 가장 쉬운 방법은 휴대폰에서 증권 앱을 지우는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보자. 인기 있는 펀드매니저인 저자가 이 책을 펴낸 까닭은 투자자들이 온갖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기를, 돈을 잃고 좌절하지 않기를, 그리고 결과적으로 투자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수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책에 담긴 수많은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지금 단타로 혹은 자신만의 묘수로 재미를 보고 있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 투자에 아니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부디 모두의 마음만은 평온했으면 좋겠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개인투자자분들이 주식시장에 이렇게나 관심이 많았던 게 얼마 만인가 싶습니다.

이 책의 한 문장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요? 주가가 올랐을 때 미련 없이 파는 게 맞나요, 계속 버텨야 하나요? 계속 버틴다면 결국 언제 팔아야 하는 건가요? 주가가 하락하면 과감하게 손절을 해야 하나요, 목표 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존버'는 승리하나요? 물타기는 패망의 지름길인가요, 자신감의 표현인가요? 전부, 전부, 전부 무의미한 질문입니다. 여기에 대답하고자 하는 단편적인 격언들 또한 무의미하긴 마찬가지고요. 주식을 팔까 말까 고민할 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 하나입니다. '아이디어가 소진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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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X 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대상"
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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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문명이 할퀴고 지나간 지구. 스노볼 바깥은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내려간 혹한기가 이어진다. 누구나 따뜻하고 안락한 '스노볼' 안에 존재하고 싶어한다. 스노볼에 거주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액터'가 되어 자신의 삶의 모든 순간을 드라마로 중계하는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면 스노볼에 오래 머물 수 있다. 스노볼 밖 인력발전소 노동자인 16세 소녀 '전초밤'은 언젠가 스노볼 안에서 자신만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디렉터'가 되길 꿈꾸며 '고해리'의 삶을 중계하는 고해리의 드라마 채널을 매일 시청한다. 그런 전초밤에게 그가 동경해온 최고의 디렉터 '차설'이 나타난다. 고해리와 신기할 정도로 닮은 전초밤에게 고해리의 삶을 대신해달라는 것. "해리가 어젯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그렇게 스노볼의 세계가 전초밤을 초대한다.

<아몬드>등의 작품을 통해 영어덜트가 함께 읽을 만한 작품을 발굴해온 창비와 장르문학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 주최한 '창비 X 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의 대상 수상작. '고해리'의 죽음이라는 중요한 사건을 이야기 초반에 알려주는 것은 그만큼 뒷 이야기의 밀도에 자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살아 숨쉬는 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윤리와 욕망을 향해 분투하는 동안, 빠른 호흡으로 반전을 거듭하며 '페이지터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른 누구의 의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편집하기를 원하는 야심만만한 소녀의 눈빛처럼 선명한 이야기. "서로를 격려하며 달리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고 <룬의 아이들> 전민희가 추천했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할머니가 두툼한 퀼트 이불을 무릎에 덮고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스노볼에 가면 하나씩 알게 될 거예요."
나는 스노볼로 향하는 리무진 안에서 쿠퍼 라팔리의 수수께끼 같은 말을 곱씹어 보았다.
해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따뜻한 진통제나 값진 마취제를 사용했을까? 그랬다면 마지막 고통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해리는 왜 스노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조미류 언니는 왜 스노볼에서 온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걸까.

그 첫 번째 힌트가 머지않아 내 눈앞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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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이야기들"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오드 메르미오 지음, 이민경 옮김 /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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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이 책의 저자가 임신중지 경험을 서술한 내용이다.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고 왠지 모를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고 조카를 보며 사랑스러운 감정을 느끼지만, 저자는 "낳을 수 없고 낳고 싶지 않아서" 임신을 중단한다. 그 과정에 불안과 고통과 아픔이 배여있다. 2부는 임신중지 시술을 해온 남성 의사의 이야기다. 제 몸을 챙기지 못하는 여성들을 한심해하던 그는 여성 간호사의 조언을 통해 환자들의 복잡한 내면을 이해하기 시작하며 그들을 도와간다.

이 책은 그동안 세상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종류의 경험을 리얼하게 써 내려간 기록이다. 책을 다 읽은 후 머릿속에 시몬 베유의 문장이 선명히 떠올랐다. "좋아서 임신중지를 하는 여성은 없습니다." 여성들은 임신중단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로 할'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누군가에겐 '깨달아야만' 하는 사실이라는 것이 참담하다. 2부의 주인공, 마르탱 뱅클레르 의사는 이 책이 "길고 깊게, 이야기와 이야기를 가로질러, 분노로, 기쁨으로, 단어로,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될 이야기"라고 했다. 여성이 존재하는 한 반복되겠지만 시대에 따라 이야기의 톤은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여성들이 겪어낼 경험에 어떤 무게를 얹을지 결정하기에 앞서, 이미 존재해왔던 이 이야기들을 우선 들어주기 바란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함께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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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커상 수상작! 마거릿 애트우드와 공동 수상"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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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흑인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작가 버나딘 에바리스토는 말한다. "문학에 흑인 영국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게 불만스러워서" 열두 명의 흑인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마침표가 사라진 자리에 문장이 흐르는 소설.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10대 소녀에서 90대 할머니까지, 연극 연출가에서 은행 부사장에 이르는 다양한 시공간 속 다양한 열두 사람의 삶이 이어져 함께 흐른다. 시대와 풍경이 달라져도 소멸하기는커녕 일상을 더욱 촘촘히 파고드는 억압과 편견. 그에 맞서 뜨겁게 살아낸 열두 빛깔의 생이 반짝인다.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에는 작가가 평생 질문하고 추구해온 가치들이 응축되어 있다. 백인 학생들 가운데 유일한 흑인으로 보낸 학창 시절, 획일적인 모습을 강요하는 학교와 달리 다양성을 존중하는 예술의 세계로의 매혹, 연극 학교를 졸업하고도 흑인이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활동에 제약이 따르자 직접 흑인 여성 극단을 만들고 페미니즘 운동을 해온 경험. 의문을 품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해온 작가의 모습이 소설에 그대로 녹아 있다. 2019년 부커상 시상식에서 에바리스토와 마거릿 애트우드가 공동 수상자로 나란히 선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벅차게 했다. 생생하게 빛나는 "이 시대의 이야기"를 만난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앰마 도시를 가로지르는 수로 옆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추천의 글
흑인이자 영국인인 여성의 삶, 그들의 몸부림, 고통, 웃음, 갈망, 사랑을 그린 강렬한 소설. 격정적이고 면도날처럼 날카로우며 에너지와 유머가 넘친다. 단 한 순간의 지루함도 없이, 점점 고조되는 속도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부커상 심사평

진정 빼어난 소설이란 어때야 하는지 보여준다.
- 록산 게이